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공동체의 헌신된 일꾼 20%가 나머지 80%를 책임진다. 오늘날 교회에도 파레토법칙이 적용된다. ‘주일 예배당 좌석을 채워주고 헌금만 하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80% 교인들을 섬기느라 20%의 신실한 일꾼이 탈진한다. 세상을 정복할 에너지를 교회 안에서 모두 소비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는 모든 성도가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소비구조로 힘이 빠지는 교회가 아니라 생산적인 교회, 세상을 복음으로 정복해 나가는 건강한 교회를 추구한다.
셀교회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네이버는 전통적 교회를 ‘콩자루 교회’라 불렀다. 예배가 끝나자마자 콩자루에서 쏟아지는 콩처럼 신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에 비유한 것이다.
콩자루 속 콩은 함께 있지만 하나가 아니다. 이처럼 현대 교회 신자들도 함께 예배를 드리긴 하지만 하나 되지는 못한다. 삶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각자 뿔뿔이 흩어져 생활고에 시달리는 신자들로 가득한 교회가 콩자루 교회인 것이다.
셀교회는 그렇지 않다. ‘메주콩 교회’다. 모이기에 힘쓰고 만나며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한다. 그래서 성령님의 은혜로, 성령의 불로 잘 익혀지고 십자가 사랑 앞에 자기를 부인하고 으깨지는 훈련을 한다.
서로가 한 떡이 되고 메주가 되고 한 몸이 되어 누룩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가 셀교회다. 이처럼 셀교회는 목회자나 일부 헌신된 성도들만 사역하는 교회가 아니다. 대부분의 성도가 함께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사역한다.
이제는 소비자 중심의 교회에서 생산자 중심의 교회로 가야 한다. 구경꾼 신자가 가득한 교회가 아니라 제자, 사역자가 가득한 교회가 돼야 한다.
성경을 역사적으로 보면 항상 세 종류의 사람이 존재했다. 구약시대에는 이방인, 이스라엘 백성, 제사장 이렇게 세 종류였다. 예수님이 공생애 사역을 했던 신약시대에는 이방인, 무리, 제자 이렇게 세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현시대에도 똑같이 불신자, 신자, 제자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신자와 제자는 다르다. 신자는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신앙생활의 중심은 ‘나’이다. 예수를 믿어도 나의 유익, 나의 만족, 나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 우선인 사람이다. 제자는 내 만족과 유익을 넘어 주님의 만족, 하나님의 만족,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다.
누가복음 9장 23절과 14장 25~27절을 보면 예수님이 따라오는 무리에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진정 내 제자가 되려느냐. 가족의 인정을 내려놓고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라. 너의 목숨을 내놓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 이런 사람이 제자가 될 수 있다.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신앙에서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변해야 한다. ‘나만 은혜받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구약시대 백성 수준, 신약시대의 무리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하나님 나라와 그분의 몸 된 교회가 잘되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제사장 수준, 제자 수준의 성도가 돼야 한다.
제사장이 누구인가. 구약시대를 보면 평생 성막을 섬기고 봉사하는 사람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평생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사역자들이다.
전 성도가 복음의 제사장이요 교회의 사역자라는 만인제사장 교리는 거의 죽은 교리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는 전 성도가 복음의 제사장이요 교회 사역자라는 만인제사장 교회를 실제로 이룬다. 예수마을셀교회만 해도 70% 이상이 복음의 사역자라는 생각으로 뛴다.
이처럼 무리 수준의 신자를 넘어 제사장 수준의 제자를 세우기 위한 교육시스템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수마을셀교회의 제자학교 양육시스템은 1학기 믿음반, 2학기 제자반, 3학기 리더반으로 구성된다. 매 학기 12주씩, 3학기 과정을 거치면 하나님 나라와 교회비전에 생명을 건 제사장들, 제자들이 세워진다.
현재 제34기 제자반을 진행하는데 이 중 18명은 벌써 하나님 나라와 교회비전에 헌신된 제자들이다. 양육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셀목회 형제교회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셀교회는 주님의 제자들이 가득한 교회다. 전 성도가 먼저 제자 되고 그들이 생활하는 세상에서 제자 삼는 것에 집중하는 교회가 진짜 셀교회다.
사도행전 2장 42절은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쓰니라”고 말씀한다. 사도의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은 제자훈련이고 서로 교제하고 떡을 뗐다는 것은 소그룹 셀모임이다. 기도하기에 힘썼다는 것은 성도들이 기도 생활에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 5장 42절을 보면 초대교회는 성전의 대그룹과 집에서의 소그룹, 셀로 날마다 모였고 가르치는 제자훈련과 영혼 구원에 헌신했다. 여기에 기초를 두고 만든 과정이 셀교회 제자학교 양육시스템이다.
우리교회가 매년 개최하는 ‘한국셀교회콘퍼런스’와 후속프로그램인 ‘셀교회 집중심화 과정’에 참석한 목회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동안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왜 하나님 나라와 교회에 생명 건 제자들이 세워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알게 됐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위에 초대교회 영성과 가치를 담아 한 영혼에 집중하고 주님이 명하시는 제자의 삶을 살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세우는 게 진짜 셀교회다. 그 훈련과정이 셀교회 제자학교 양육시스템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