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벌 2·3세들의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온갖 갑질과 폭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이어 마약 범죄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1일 긴급체포한 SK그룹 창업주의 손자 최모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이미 구속된 이모씨로부터 대마를 구입해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범죄 혐의를 인정했으며,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 정모씨도 최씨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달아난 다른 마약 공급책을 쫓고 있다. 최씨와 정씨가 구입한 ‘대마 쿠키’는 대마초에 비해 환각성이 40배나 높고 g당 가격이 금값의 3배 수준에 달한다. 과연 금수저답게 초고가의 대마를 구입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씨와 함께 입건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진상 규명을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우리 사회에서 재벌 2·3세들의 ‘갑질’ ‘폭행’ ‘난동’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항공 오너 딸들의 ‘땅콩 회항’과 ‘물 뿌리기’, 한화그룹 3세의 잇따른 폭행과 폭언, 동국제강 장남의 술집 난동, 현대가 3세의 수행기사 폭언과 갑질, 대림산업 3세 경영인의 폭언과 폭행 등이 줄을 이었다. 중견기업 오너가까지 포함하면 사례가 하도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이들의 잘못된 언행은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기업 가치를 훼손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여론이 악화하면 사과 아닌 사과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급기야 마약 범죄 연루 혐의까지 불거졌다. 경찰은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더 많은 구매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재벌 2·3세는 동류의식을 느끼며 일탈 행동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경찰은 최씨와 정씨 이외에도 재벌 3세를 포함한 부유층 자녀들의 마약 범죄를 일망타진해야 한다. 마약 공급 의혹을 받고 있는 황씨의 범죄 혐의와 경찰이 면죄부를 주었는지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재벌들은 경영권의 대물림 이전에 2·3세들의 인성 교육부터 시키기 바란다.
[사설] 재벌 2·3세들의 일탈 도를 넘었다
입력 2019-04-03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