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하늘매화길, 은은한 매화 향기 싣고 봄이 찾아 온다네

입력 2019-03-28 04:04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하늘매화길에서 바라본 모습. 매화향 그득한 곳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풍경이 힐링을 가져다 준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가 봄의 전령사 매화를 테마로 한 수도권 최초의 매화정원 ‘하늘매화길’을 29일 오픈한다.

하늘매화길은 아메리칸어드벤처 지역에 위치한 콜럼버스대탐험 뒤편 약 3만3000㎡(1만평) 부지에 조성됐다. 매실 수확이 목적이 아닌 꽃 감상을 위해 꾸며진 국내 최대 규모의 매화 테마정원이다. 포시즌스가든(1만㎡), 장미원(2만㎡) 등 기존 정원보다 2∼3배 이상 넓다.

하늘매화길에는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특별 공수한 만첩매, 율곡매, 용유매 등 11종 700여 그루의 매화나무들이 은은한 향기를 퍼뜨린다. 매화뿐 아니라 소나무, 벚나무, 버드나무 등 수목 1만여 그루와 무스카리, 수선화, 유채 등 24만 송이의 봄꽃까지 어우러져 다양한 봄 식물 체험이 가능하다.

만첩홍매

특히 최상단 전망대 ‘향설대’와 ‘달마당’에 심어진 ‘만첩홍매’ 2그루는 경북 구미에서 옮겨 온 수령 50년 이상 된 고목으로, 수형이 크고 아름다워 하늘매화길의 대표 매화로 꼽힌다.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직접 가꾸었다고 문헌에 전해지는 천연기념물 484호 ‘율곡매’의 재배 묘목, 구불구불한 가지 모양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을 닮은 ‘용유매’, 가지가 땅으로 향해 겸손을 상징하는 ‘수양매’ 등도 희귀 매화 품종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용을 닮은 용유매

1㎞ 길이의 산책로는 약 40분 걸린다. ‘마중뜰→대나무숲길→꽃잔디언덕→달마당→하늘길→향설대→해마루→탐매길’로 이어지는 다양한 체험 거리를 만날 수 있다. 하늘매화길 입구에서 가장 먼저 손님들을 맞이하는 ‘마중뜰’에는 송백, 동백, 벚나무 등 30여 개의 분재가 전시돼 있다. 시원한 그늘길이 조성된 ‘대나무숲길’과 진달래, 꽃잔디 등이 펼쳐진 ‘꽃잔디언덕’을 지나면 그늘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보름달 모양의 ‘달마당’을 만난다.

이어 해를 등지고 홍매와 백매가 흐드러지게 핀 ‘하늘길’을 따라 오르면, 눈(雪)이 내린 듯 정원 가득 매화 꽃잎을 내려다보며 은은한 향기를 느끼기에 그만인 ‘향설대’가 나타난다. 에버랜드의 꼭대기 해발 210m 높이의 향설대에서는 우주관람차, 티익스프레스 등 놀이시설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지금껏 보지 못했던 에버랜드 최고의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올해 개화 기간을 감안하면 매화는 오픈일인 29일부터 4월 중순까지 약 2주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는 고객들이 다양한 계절 꽃을 최적의 상태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늘매화길을 봄, 가을 특정 시즌에만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올 봄에는 하늘매화길이 5월 6일까지 오픈한다.

오픈을 기념해 식물전문가가 하늘매화길을 소개하고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도 들려주는 도슨트(안내인) 투어 프로그램이 29일부터 4월 19일까지 평일에 무료로 진행된다.

에버랜드는 고객들이 매화를 가까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매화 테마정원을 조성키로 하고, 2016년부터 3년 여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추위에 약한 매화가 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자연농원 시절부터 40여 년간 쌓아 온 식물 노하우를 살려 한 그루 한 그루 정성스럽게 보살폈다. 가능한 남부 지방 이외의 지역에서 매화를 공수하기 위해 매화나무가 있다고 전해진 곳은 전국 각지를 샅샅이 찾아 다녔다.

또 사내 식물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국내 최고의 매화 전문가인 한국매화연구원 안형재 원장은 물론 일본, 중국 등 해외 유명 매화원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현장을 벤치마킹하고 매화 관리, 연출 방향 등을 자문 받았다.

에버랜드 정병석 리조트사업부장은 “고객 요구와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체험과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에버랜드의 자산을 융합한 새로운 경험 요소를 강화해 국내 레저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용인=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