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고 블루 “부릉 부릉”… 승차거부 없는 택시 시동 걸었다

입력 2019-03-21 04:05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 출시 행사에 참석해 웨이고 블루 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타고솔루션즈 제공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 카카오가 손잡고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를 선보였다. 정보통신기술(ICT)·택시 업계 간 ‘카풀(승차공유) 갈등’ 봉합 이후 출시된 첫 플랫폼 택시 서비스다. 정부의 택시 규제 완화 방침에 따라 앞으로 ICT·택시 업계가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택시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타고솔루션즈는 20일 서울에서 웨이고 블루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웨이고 블루는 택시기사의 ‘승객 골라태우기’나 ‘승차거부’를 기술적으로 차단한 서비스다. 승객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웨이고 블루’ 택시를 지정해 부르면 근처에 있는 웨이고 블루 택시기사가 목적지가 가려진 승객의 호출을 받은 뒤 수락하는 구조다. 불가피한 일이 없으면 택시기사는 호출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웨이고 블루의 호출비는 일단 30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서비스가 정착되면 실시간 택시 수요·공급 상황에 맞춰 호출비가 탄력적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호출비 외에 거리에 따른 요금은 기존 택시처럼 미터기에 책정된 요금제를 따른다. 승객이 배차 1분 이후 호출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 2000원이 부과된다. 결제는 카카오T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웨이고 블루는 기존 법인택시의 단점으로 지적된 탁한 실내 공간과 택시기사의 서비스 수준을 개선했다. 택시 안에 공기청정기·탈취제를 설치했고 택시기사에게 불친절·난폭·과속·말걸기 없는 ‘4무 서비스’를 교육한다.

웨이고 블루는 먼저 서울에서 수십대 규모로 시범 운영된 뒤 4월 정식 출시된다. 타고솔루션즈는 올해 말까지 웨이고 블루를 전국 3000여대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웨이고 블루 택시기사는 기존 사납금 제도가 아닌 완전월급제를 따른다. 월급은 주52시간 근무 기준 약 260만원 수준인데, 기사가 월 500만원 이상을 벌면 초과 수익에 대한 50%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단 기사들은 택시 공급이 부족한 오전 7~9시 출근시간대, 오후 10시~새벽 2시 심야시간대에 반드시 택시를 몰아야 한다.

아울러 웨이고 블루 택시도 기존 택시처럼 길거리에서 손님을 태우는 배회 영업을 하거나 일반 택시 호출을 수락할 수 있다. 이렇게 우연하게 웨이고 블루 택시를 타게 된 승객은 호출비를 내지 않는다.

타고솔루션즈는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웨이고 레이디는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예약 택시로 카시트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호출 요금은 1000~1만원 사이에서 탄력 적용되고, 남성은 초등학생까지만 탈 수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