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맏사위 조운해(사진) 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 노환으로 지난 1일 별세했다고 4일 밝혔다. 향년 94세. 고인은 지난 1월 30일 별세한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남편이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조 전 이사장은 1925년 대구에서 3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료계에 종사했다.
조 전 이사장은 1958년 박준규 전 국회의장 소개로 이 고문과 결혼해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조자형씨 등 3남2녀를 뒀다. 박 전 의장이 경북중 1년 후배인 고인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모친 고(故) 박두을 여사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장은 박 여사의 조카다.
조 전 이사장은 삼성가의 맏사위가 된 후에도 끝까지 의료인의 길을 걸었다. 결혼 후 고려병원 원장과 이사장을 역임했고 병원협회장과 아시아병원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의료계 발전에 헌신했다.
모교 경북대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다. 고인은 경북대 총동창회장과 의과대학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은퇴 후에는 자신의 호를 딴 효석장학회를 설립해 경북대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펼쳤다.
조 전 이사장은 이 같은 공로로 1982년 서울시장 표창 대통령포장을, 1987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이다. 손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