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YT는 국민의 적”…설즈버거 “독재자의 발언”

입력 2019-02-21 20:09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발행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사진)와 또 한 번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NYT를 겨냥해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하자 설즈버거는 “독재자와 폭군의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NYT 보도는 거짓”이라며 “그들은 명백한 국민의 적”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언론이 지금보다 더 정직하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며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쓰이고, 글쓴이들은 검증을 요청하는 전화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NYT 저격 트윗’을 올린 이유는 최근 이 신문이 그가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 입막음용 돈 지급 과정을 수사하는 검사로 자신의 측근을 임명할 것을 법무장관 대행에게 요구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검사 임명이 이뤄지진 않았다. 그는 이 보도에 대해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설즈버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국민의 적’이라는 발언은 거짓일 뿐 아니라 위험하다”며 “독재자과 폭군들은 그 표현을 공적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휘둘러온 추잡한 역사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들도 뉴스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어려운 질문을 하고 불편한 정보를 폭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언론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분명 미국의 원칙으로부터 후퇴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설즈버거가 신경전을 벌인 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에도 백악관 집무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행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당시 설즈버거가 “대통령의 가짜뉴스 발언은 독재자들의 언론 탄압 구실을 제공한다”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공정하지 못한 일부 언론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