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바컴(54·사진) 미국 콜롬비아침례교회 목사는 급변하는 시대 속 밀레니엄 세대에 성경적 진리를 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목회자다. 30여명의 부교역자 중 9명을 다음세대 및 가정사역에 전진 배치한 것만 보더라도 교회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교회에서 13일(현지시간) 만난 바컴 목사는 “저출산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가치관 충돌의 문제”라며 “한국이든 미국이든 교회 공동체라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문화를 적극 확산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의 출산율이 한국이나 일본처럼 낮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젊은 세대인 밀레니엄세대가 자신의 성공과 돈을 위해 출산을 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컴 목사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교회 내 젊은 가정은 적어도 2명, 많게는 4~6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평균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면서 “교회 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 교회에 부임했다. 프리스쿨과 여름 캠핑사역, 부활절 카니발, 열린 예배 등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사역에 집중했는데, 부임 당시 1000여 명이던 교인은 2배 이상 늘었다. 교인 평균 연령은 57세에서 43세로 대폭 낮아졌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28~38세다.
바컴 목사는 출산이 하나님을 섬기는, 하나님 나라의 문화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많이 낳는 것인지, 많이 낳기 때문에 교회에 오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속 문화에 둘러싸여 있을수록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것”이라면서 “반대로 가족의 인원이 많아질수록 교회에 들어올 가능성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의 중요성, 부부의 친밀성을 강조하는 일은 교회가 잘 할 수 있는 특수 목회영역이며, 자연스럽게 출산을 장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회문화가 아닌 세속적 가치관 속에 있으면 아무래도 자녀보단 성공과 돈을 우선시하게 된다”면서 “문화적 충돌이란 본질을 무시한 채 재정지원으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사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밀레니엄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였던 부모세대에서 나타났던 높은 이혼율과 그에 따른 가정붕괴 현상을 남편이나 아내 중 최소한 한 명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무척 강하다”면서 “교회는 이들에게 부부가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과 인생의 선배로서 삶의 원칙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바컴 목사는 “우리 크리스천이 할 일은 문화를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면서 “교회 문턱을 낮춰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했는데, 우리는 이것을 ‘샘물에서 물을 마시게 하는 사역이 아니라 물속에 빠져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사역’이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 교회가 운영하는 프리스쿨에선
미취학 아동 대상 놀이 프로그램 통해 창의력·지혜 키워
1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팔스처치에 위치한 콜롬비아침례교회. 평일임에도 1~5세 어린이 370명의 웃음소리가 교회 안에 가득했다. 버지니아주에서 가장 큰 프리스쿨인 이곳은 80명의 교사가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란 어린이들을 돌본다. 프리스쿨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을 돌보는 기관으로 한국으로 따지면 어린이집과 유사하다.
19개의 교실은 가정, 일터 등 주제별로 구성돼 있었다. 어린이들은 찰흙만지기, 나무 블럭 쌓기, 종이상자에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주로 놀이 위주 교육이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캐서린 레함(3)양이 “누군가 여기 왔어요”라고 소리쳤다. 한국의 신문사 기자라고 하니 부끄러운 표정을 짓더니 친구들에게 달려가 나무로 된 건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개발한 ‘레지오 파밀리에(legio familia)’라는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놀이활동을 하면서 창의성과 지혜를 배우도록 한다는 목적이 있다. 일례로 진흙 놀이를 하면서 수학 과학 예술 및 성경적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전수한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1일 1회 반드시 야외활동을 하며 이것만 전담하는 전문 코치도 있다.
월 교육비는 1250달러로 1500~1600달러인 일반 프리스쿨보다 저렴하다. 이곳 맞벌이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5만~20만 달러 수준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성경적 교육이 가능하다. 교회는 50년 전부터 이 사역을 하고 있으며, 유년시절 교육혜택을 받은 부모가 자녀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주방장 출신의 요리사를 프리스쿨에 투입했다.
프리스쿨을 포함해 교회의 가정사역 전반을 총괄하는 로라 그래빗씨는 “지역 맞벌이 부모들의 제일 큰 관심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일 것인가, 프리스쿨은 어디에 보낼 것인가 하는 데 있다”면서 “교회가 양질의 음식과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사회 부모들의 필요를 채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린이 중 60~70%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가구의 자녀인데, 얼마 전 무슬림 학부모가 상담하면서 ‘종교는 상관없고 교육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하더라”면서 “프리스쿨과 교회의 벽을 낮춰 교회의 모든 서비스를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곳에 오는 순간부터 부모들은 교회의 가족이 된다”고 귀띔했다.
팔스처치(미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교회생활하면 아이가 하나님의 축복임을 자연스레 체득”
입력 2019-02-21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