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 목사의 생명사역 목회] 예수 사역 본받아 제자로 따를 때 기쁨 넘어 ‘환희’ 체험

입력 2019-02-18 00:01
권성수 대구동신교회 목사가 지난해 4월 대구 수성구 교회에서 개최된 생명사역 콘퍼런스에서 당회와 부교역자, 성도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생명사역의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권성수 목사
생명사역을 하니 나도 변했고 아내와 두 딸도 변했다. 당회가 변했고 부교역자들이 변했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스스로 적잖은 변화를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물론 그 놀라운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고백이 가능했던 이유는 생명사역을 했기 때문이다.

생명사역은 예수께서 하신 사역을 본받아 우리가 예수의 제자로서 따라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고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각종 병자와 약자를 고치셨다.(마 9:35)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런 생명사역을 해야 한다. 생명사역을 할 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 접속돼 생명의 수액을 공급받아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점점 더 예수를 닮아간다.(요 15:1~12)

지난 19년 동안 생명사역을 전개하면서 제일 많이 변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기쁨이 컸지만 대구동신교회에서 생명사역을 하면서는 기쁨을 넘어 ‘환희’를 체험하고 있다. 특히 설교를 준비할 때와 전할 때 그리고 전한 후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력한 감동과 도전을 주신다. 생명사역 메시지를 준비할 때 처음에는 말씀이 열리지 않아 고심하지만,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며 기도하면서 준비하는 중에 ‘말씀이 열리는’ 체험을 한다. 감사하게도 19년 동안 나는 한 주도 빠짐없이 이런 체험을 했다.

나는 설교를 준비할 때 베스트(BEST)의 원칙을 갖고 준비한다. BEST는 바이블(Bible) 익스포지션(Exposition) 스피릿(Spirit)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성경을 풀어서 성령으로 변화시킨다’라는 뜻이다. 이 원칙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동안 말씀이 불이 되고 불방망이가 되는 것을 매번 체험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설교자인 나에게 주시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다. 생명사역의 보람이자 행복이며 환희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 말이 불같지 아니하냐 바위를 쳐서 부스러뜨리는 방망이 같지 아니하냐.”(렘 23:29) 대구동신교회 부임 초기 제자훈련을 인도할 여성 지도자가 없어 고심하던 중에 고 옥한흠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사모를 제자훈련 세미나에 보내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내를 제자훈련 세미나에 보냈다. 아내가 세미나 참석 첫날은 좀 피곤해하더니 마지막 날에는 생명사역을 하겠다고 했다.

아내는 그때부터 사랑방 순장, 전도폭발 지도자, 독서모임 인도자, 여성 상담 등 여러 방면에서 생명사역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생명사역 훈련을 받도록 동원하는 동기유발 사역자가 됐다.

나는 대구동신교회에서 동역하는 부교역자들에게 목회와 인생의 선배로서 코치해주는 멘토 역할을 자처한다. 성경해석학을 전공했고 목회신학전문대학원에서는 설교학을 가르쳤기 때문에 부교역자들의 설교에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부교역자가 설교를 하면 조용히 불러 일대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조언을 해준다.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것은 제대로 방향을 제시해 좋은 설교자로 세워지도록 돕는다. 못 한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라 잘하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교역자들의 설교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부교역자들과 생명사역 워크숍을 갖는다. 이 시간은 설교 코칭, 목회 코칭, 인성 코칭, 가정생활 코칭 등을 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최근 신학계에서 논의되는 논쟁거리부터 목회자 사이에서만 나눌 수 있는 깊은 이야기까지 목회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생명사역 철학을 강의한다.

내가 개인 코칭과 생명사역 워크숍을 고집스럽게 이어오는 이유가 있다. 부교역자들도 훈련이 필요하고 훈련을 받아야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부교역자들이 생명사역자로 성장·발전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있다.

당회도 변했다. 부임 초기에는 당회를 앞두고 고민스러울 때가 있었다. 정말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이러시면 당회를 어떻게 합니까”라며 탁자를 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생명사역을 전개하면서 나도 변하고 장로님들도 변했다. 지금은 장로님들 사이에 상호 신뢰와 존경의 분위기가 형성돼 ‘행복한 당회’라고 서로 고백하고 있다. 당회가 끝나면 모두가 손뼉을 치는데 “당회 끝나고 박수치는 당회는 우리 교회밖에 없을 것”이라는 감사의 고백이 터져 나온다.

성도들도 변했다. 대구동신교회에선 2000여명의 훈련받은 평신도 생명사역자들이 함께 사역한다. 질적인 변화뿐 아니라 양적인 변화도 함께 경험하고 있다. 교육부서는 매년 초 학생 교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링크-업’(Link-up, 예수님과 접속) 특별새벽기도회를 개최하는데 매년 1000여명씩 참석해 뜨거운 기도를 올려드린다. 청년부는 지난 3년간 2배 이상 성장해 1300여명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린다. 이 모든 것이 생명사역 훈련 목회의 열매다.

생명사역은 은하수의 별을 따는 것처럼 막연한 이상향이 아니다. 생명사역은 예수께서 하신 사역을 따라가는 것이므로 반드시 열매 맺는 결과로 이어진다. 생명사역 훈련 목회는 고난 중에도 기쁨과 환희를 체험하고 어려운 중에도 약동과 발전이 이어지는 열매 맺는 사역이다.

◇ 생명사역 열매의 메커니즘

생명사역을 전개하며 열매를 맺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主)동행(“내 계명”) → 주(主)열매(“내 사랑”) → 신(神)영광(“내 제자”) / 아(我)기쁨(“내 기쁨”)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예수께 접속돼 있으면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게 된다(주 동행).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면 주님의 “내 사랑” 안에 거하게 되고 많은 기도의 응답과 열매 거두는 것을 체험한다(주 열매). 그 열매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시고 우리는 주님의 제자다운 제자로 드러나게 된다(신 영광). 그리고 그 열매를 통해 우리 안에 주님의 기쁨이 충만하게 된다(아 기쁨). 이때 맺은 열매는 우리의 열매가 아니라 주(主) 열매이므로 교만할 수 없고 오히려 더 겸손하게 주님과 동행하며 꾸준히 열매를 맺는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