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기로 확정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기 ‘참매 1호’(사진)를 타고 이동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참매 1호를 이용해 베트남에 갈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베트남 개최를 발표했다. 개최 도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경호에 용이한 휴양도시 다낭이나 북한대사관이 있는 수도 하노이가 유력하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항공기로, 비행거리가 1만㎞에 불과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은 참매 1호 대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보잉 747기를 빌려 탔다. 이 항공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타는 전용기로, 중국 측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측에 제공했다.
평양과 싱가포르는 5000㎞ 정도 떨어져 있어 참매 1호가 비행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노후한 기종이어서 안전문제가 우려돼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탔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체면보다는 안전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쳐 자신감을 얻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보다 가까운 베트남 방문에는 참매 1호를 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에서 다낭까지 거리는 약 3060㎞이고, 하노이까지는 약 2760㎞이다. 참매 1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방문 때 북측 수행단을 문제없이 운송하기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일 “이번엔 거리도 가깝고 참매 1호가 싱가포르도 다녀온 경험이 있어 국격 같은 걸 따졌을 때 굳이 빌려 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달 4차 북·중 정상회담 등을 개최하면서 한층 더 가까워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우호와 영향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항공편을 지원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처럼 김 위원장은 안전을 고려해 중국이 제공한 항공기를 타고, 경호 인력 등 수행단은 참매 1호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김정은, 이번에는 ‘참매 1호’ 타고 베트남 갈까
입력 2019-02-06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