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 세계에서 중고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폰XS가 비싼 가격 탓에 판매량이 부진하자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다. 애플의 고가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더욱 강화된 중고보상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애플은 이전부터 중고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보상금액이 이전보다 높아진 게 특징이다. 아이폰7 플러스는 최대 30만원을 보상해준다. 아이폰7 플러스를 반납하고 새로운 아이폰을 사면 아이폰XR은 69만원, 아이폰XS는 107만원(64GB 기준)에 살 수 있다. 최근 나온 아이폰8, X 등은 보상금액이 더 높다. 애플은 최대 52만1000원을 보상한다고 공지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이폰 판매량이 많은 나라에서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보상판매를 안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종에 따라 25~450달러(약 2만8000~50만원)를 보상해준다. 중국은 기종에 따라 최대 3745위안(약 61만원)까지 보상한다. 한국의 경우 보상판매는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진행된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특정기간에 한정한다고 했지만 언제까지인지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고객 반응에 따라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판매 부진을 이유로 할인 정책을 강화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애플은 탄탄한 충성고객층을 바탕으로 고가 정책을 고수해 왔다. 비싸도 살 사람은 산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고객들은 더 비싸진 아이폰XS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퀄컴과의 소송 영향으로 중국, 독일 등에서 구형 모델 판매금지를 당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XS는 노트9에 밀려 예년보다 적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애플의 미래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시장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었다.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XS 출시 이후 수직낙하 중이다. 지난 21일 애플의 주당 주가는 150.3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8월 최고치였던 233.47달러보다 35%가량 떨어졌다. 한때 1조 달러를 넘었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7152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내년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전문가들은 내년 아이폰 판매량이 2억대를 밑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4년 버버리 최고경영자(CEO)였던 안젤라 아렌츠 수석부사장 영입 이후 명품 전략을 구사했던 애플의 전략이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애플 아이폰, 고가 정책 실패… 판매 부진에 중고 보상 확대
입력 2018-12-2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