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최저임금 속도조절”… 김동연 ‘시즌2’

입력 2018-12-02 19:30

‘홍남기 사령관’의 경제컨트롤타워는 현재 경제팀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나아갈 전망이다.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김동연 부총리와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최저임금 인상을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하면서도 ‘인상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풍부한 자금 유동성, 공급 부족 인식 등 부동산 시장에 불안 요인이 잠재하고 있어 보유세 인상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금 경제팀과 판박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것도 닮은꼴이다. 홍 후보자는 혁신을 주제로 하는 책 5권을 최근에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제시했다.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이 혁신성장 정책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홍 후보자는 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한국 경제는 투자·고용 부진과 소비·수출 견조 등이 혼재돼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도 미·중 통상마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커져 경제가 녹록지 않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런 경제 상황 인식은 김 부총리와 궤를 같이한다.

홍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임금 근로자 생활안정, 양극화 해소 등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은 가야 할 방향”이라면서 “시장에 속도 관련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고용지표 부진은 구조·경기·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고용과 분배 등 민생여건은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부진에 인구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경기 둔화,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부동산정책 기조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투기수요 근절, 실수요자 보호, 맞춤형 대책이라는 3대 원칙을 따르겠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거래세 비중을 낮추되 지방 재원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혁신성장 결과물 내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가장 유익하게 읽은 책으로 제시한 5권의 주제가 ‘혁신’일 정도다. ‘제4차 산업혁명’ ‘축적의 시간’ ‘관점을 디자인하라’ ‘한복 입은 남자’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은 모두 기존 관습이나 구조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