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가정·취약계층에 온정 전한다

입력 2018-11-28 21:36
서울 구로구 구로근린공원에서 28일 열린 ‘2018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이성 구로구청장이 봉사자 한 명이 만들어 건넨 김치를 맛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이 구청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현규 기자

평소 조용했던 서울 구로구의 한 작은 공원이 시끌벅적했다. 붉은색 앞치마를 입은 자원봉사자 50여명은 김장을 하며 끊임없이 웃음꽃을 피웠다.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에 희멀겋던 배추 포기들은 붉은 양념으로 색칠돼 상자에 차곡차곡 쌓였다. 자원봉사자 조매실(69)씨는 “자세를 숙여야 해서 허리가 아프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김장김치를 맛있게 먹을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와 구로구청, 사단법인 따뜻한 마음 등이 주최한 ‘2018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28일 구로근린공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11년째 열리고 있다. 자원봉사단체 ‘은빛봉사단’에 소속됐거나 개별적으로 봉사활동에 지원한 50여명이 참여했다. 농협중앙회가 배추와 양념을 후원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에만 김장 봉사가 두 번째라는 최경실(70)씨는 “지난번 봉사에서 맛있게 된 김치를 보며 내가 조금이라도 이웃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자원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지원(23)씨는 “봉사 점수가 필요해서 참여했지만 김치가 쌓이는 걸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 남성 봉사자는 김장 작업이 서툴러 다른 봉사자들에게 타박을 받았다. 그가 “집에서는 부인에게 혼나는데 여기서도 사모님들한테 혼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자 ‘푸하하’ 하는 웃음이 곳곳에서 터졌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과 이성 구로구청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치마를 두르고 김장에 나섰다. 변 사장은 “선물로 받았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 게 김치다.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사랑을 담아 김장해 구로구가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들이 담근 1600포기의 김치는 구로구 15개동 저소득가정 및 취약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와 계란 생산자 단체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가 기부한 쌀 500㎏과 계란 710판도 함께 배달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