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멈춘 ‘드록신’ 은퇴… 드로그바, 20년 프로 생활 마감

입력 2018-11-22 19:00
사진=신화뉴시스

“놀랄 만한 20년이었다.” ‘드록신’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디디에 드로그바(40·사진)가 20년 동안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드로그바는 22일(한국시간) BBC에 “20년이 흐른 지금, 선수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재능 있는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위해선 은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드로그바는 98년 프랑스 리그앙 르망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갱강, 마르세이유를 거쳐 2004년 운명의 팀인 첼시로 이적했다. 드로그바는 첼시에서 있었던 첫 8년 간 3번의 리그 우승, 4번의 FA컵 우승, 2번의 리그 컵 우승을 이끌었다. 2006-2007 시즌, 2009-2010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득점왕)도 수상했다. 2011-2012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후반 동점골, 마지막 승부차기 골을 넣어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2012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했으나 6개월 만에 터키 갈라타사라이로 소속팀을 다시 바꿨다. 2014년 다시 첼시로 돌아와 팀의 네 번째 리그 우승을 함께 했다. 첼시 소속으로 있으면서 381경기에 나서 164골을 기록했다. 역대 첼시 선수 중 네 번째 기록이다. 이듬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몬트리얼 임팩트로 이적한 후 지난해 자신이 공동 소유한 피닉스 라이징으로 옮겨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드로그바는 소속팀에서의 활약 못지않게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A매치 102 경기에서 65골을 기록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드로그바, 투레 형제 등이 뛴 코트디부아르는 2006 독일월드컵 첫 본선 진출 후 2014 남아공월드컵까지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드로그바는 2005년 10월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후 TV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조국에 휴전을 요청하기도 했다. “무기를 내려달라”는 그의 호소에 따라 실제로 한동안 전투가 중단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