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후폭풍 없었던 증시, ‘셀트리온 3형제’ 강세

입력 2018-11-16 04:00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매거래 정지 여파에도 바이오주는 상승했다. 바이오 업종 전반을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는 별개로 바이오주 ‘옥석’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주요 바이오 종목들에 뚜렷한 후폭풍은 없었다. 되레 ‘셀트리온 3형제’의 강세가 거셌다. 셀트리온(5.05%), 셀트리온헬스케어(8.31%), 셀트리온제약(2.37%)이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신라젠(2.75%), 에이치엘비(0.84%), 바이로메드(0.92%) 등 주요 바이오 종목이 모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바이오 업종 전체를 위협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단기적으로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순 있지만 펀더멘털(근본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종 연구·개발(R&D) 회계처리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난 9월 금융위원회의 감독지침 발표로 해소된 상황이다. 다만 해외 수주나 투자를 받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이슈에 민감한 해외 고객,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임상 결과, 수출 비중 등 눈에 보이는 성과로 옥석을 가려낼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주요 바이오 업체들의 임상 결과 발표가 첫 관전포인트다. 바이로메드는 내년 2분기 임상 3상을 마치고 3분기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도 내년 2분기 임상 3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이제 그 성과를 보여주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바이오 종목과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 삼성물산은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삼성물산은 2.37% 내린 1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43.4%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삼성물산 관련 재감리 등 이슈가 불거지면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가 수정되면 삼성물산의 재무제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과정과 관련 있다는 지적에 이 부회장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12.96%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기업 가치에 직접적 타격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평가차익 인식 시점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점을 감안하면 합병의 적절성 등을 따지는 데 직접적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및 투자지분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정지로 삼성물산이 대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