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킴, 2차 폭로… 의혹으로 얼룩진 ‘컬링 필드’

입력 2018-11-15 18:49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팀킴(경북체육회)’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최현규 기자
감독단의 부당 처우 의혹을 제기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 ‘팀킴(경북체육회)’이 “각종 상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모르겠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감독단이 최근에 언론에 알린 해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비난했다. 또 팬레터를 사전에 검열 받는 등 인권침해 사실도 추가로 폭로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팀킴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멜버른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 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 등의 가족들이 팀을 사유화했다”며 조목조목 그들의 전횡을 고발했다. 김 전 부회장은 김 감독의 아버지이며 장 감독은 사위다.

앞서 팀킴은 지난 6일 지도부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전황을 개선해달라며 대한체육회에 호소문을 제출한 바 있다. 팀킴은 지도부로부터 억압, 폭언, 부당함에 시달려 왔으며, 상금 미배분, 팀 사유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장 감독은 지난 9일 기자단에 이메일을 보내 “상금의 경우 선수들 동의 하에 김경두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했으며 팀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감독 자녀의 어린이집 행사 강제 동원 주장에 대해서는 “통화로 부탁했지만 긍정적인 대답을 받았다”며 통화 내용도 녹취했다고 해명했다.

팀킴은 이날 상금 문제와 관련, “행사 및 기금, 포상금 등 주최 측에서 준 격려금은 선수 개인계좌로 모두 입금됐으나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장 감독이 공개한 내역서는 전체 상금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 구입내역, 소정의 교통비, 식비 정도”라고 반박했다. 어린이집 행사 강제 동원에 대해선 “김 감독은 장 감독의 개인적인 일이라 모른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행사)하루 전날 밤 뒤늦게 운동회 일정표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인권침해 문제도 새롭게 제기했다. 선수들은 “올림픽이 끝난 뒤 선수 개인에게 온 팬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다. 팀이 받은 선물도 아닌데 감독이 먼저 확인하고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대착오적인 검열 방식까지 동원하며 선수들의 성장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김영미는 김 전 부회장이 언론을 통해 부인했던 폭언 문제에 대해 “욕설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심지어 동료인 김초희 욕을 내 앞에서 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감독의 자질까지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들은 “감독은 선수 상황에 맞춰서 훈련을 이끌어야 하는데 김 감독은 ‘오늘 무엇을 하라’ 등 지시만 하고 그 후 훈련을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한때 직접 올림픽 출전을 고려한 점에 대해서는 “훈련을 1시간도 소화하지 못했다”고 그의 능력을 평가절하했다.

팀킴은 마지막으로 ‘팀을 분열시키려는 감독단과 운동을 함께할 수 없다’ ‘지속적인 훈련을 위해 의성컬링훈련원이 개인 소유물이 아닌 선수,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되길 바란다’ ‘새로운 감독단과 함께 베이징올림픽에서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는 세 가지 요청사항을 전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번 의혹과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와 합동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팀킴의 호소문에 제기된 선수 인권, 훈련 관리, 회계 부정, 포상금 착복 등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