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박사의 바디 바이블] 맞닿은 관절을 매끄럽게 하는 연골, 마음을 맞춰주는 사랑

입력 2018-11-19 00:01
연골은 단단하면서도 유연성을 갖고 있어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고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골이 닳거나 망가지면 관절염이 온다. 관절염 등 모든 병의 해법은 주님께 내 삶의 문제를 내려놓는 데 있다. 국민일보DB
우리나라에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 중 가장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 감기환자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2016년 병원을 찾은 환자 중 감기 때문에 온 사람은 56만명 정도였다. 반면 무릎 관절 때문에 온 환자는 270만명이었다. 더구나 이 수치는 병원을 찾은 경우에 해당되며 실제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만 350만명으로 추산된다. 100개가 넘는 관절염의 종류로 따져본다면 환자 수는 500만명에 가까울 것이다.

뼈와 뼈가 닿아 생기는 통증

관절염이란 한마디로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거나 갈라지거나 찢어지면서 염증을 일으켜 겪는 통증이다. 시큰거리고 퉁퉁 붓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이 뻣뻣해서 굽히거나 잘 펴지지 않는다. 움직일 때는 뼈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잘 걷지도 못하고 다리 변형이 생겨서 쫙 펴진 다리가 O자형 다리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관절염이 생기는 직접적 원인이 무엇일까. 대개의 경우 연골판과 연골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사람의 무릎은 허벅지뼈인 대퇴골과 종아리뼈인 경골이 연결돼 있다. 이렇게 뼈와 뼈가 연결된 곳을 관절이라고 한다. 이런 관절이 우리 몸에 1000개 정도가 있다. 우리 몸이 굽히고 펴고 하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들어 내는 것은 관절이 있기 때문이다.

뼈와 뼈가 연결되어 있는데 그 사이에 아무것도 채워져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타이어가 없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을 것이다. 쇳덩어리가 시멘트 바닥을 긁고 다닌다면 마모되고 변형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삐걱거리고 마모되고 변형되어 일어나는 염증이 일반적인 관절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관절염은 연골판이 손상되고,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닿아 생기는 통증이다.

현대인의 운명이 돼 버린 관절염

한국에선 50대를 넘어가면 3명 중 한 명은 퇴행성 관절염을 경험한다. 그리고 75세를 넘어가면 80∼90%가 관절염으로 고생한다. 관절염이라고 하는 질병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이제는 운명처럼 돼버렸다. 100세 시대를 사는 동안 80∼90%의 현대인이 30년 넘게 관절염 통증을 겪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가고 싶어도 걸을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감옥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관절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답은 ‘움직임’에 있다. 움직이면 관절의 노폐물들이 빠져나간다. 새로운 영양 공급을 받고 연골이 생성된다. 관절을 가진 존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움직임이다. 그래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이고 목을 움직여야 한다. 무릎 팔목 팔꿈치 허리 온몸 마디마디 우리의 관절이 낼 수 있는 모든 움직임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처럼 그 무엇인가를 향해, 그 어딘가를 향해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며 수고하는 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분야에서 쉬지 않고 움직여 나갈 때 건강한 관절이 되는 것이다.

마음의 염증을 치료하는 사랑

하나님께서 우리 몸에 주신 연골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아는가. 연골은 아주 단단하면서도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뼈와 뼈 사이에 충격을 흡수하고 완충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얇은 두께이면서도 이런 놀라운 기능을 발휘한다. 우리 몸 1000군데 정도 되는 곳에 이 윤활제들이 발라져 있는 것이다.

로봇을 만들 때 가장 힘든 부분이 관절 부분이라고 한다. 로봇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것은 관절의 연골에 해당하는 부분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관계를 매끄럽게 해 주는 연골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는 마음 맞추기다.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데 소리가 난다. 맞출수록 통증이 온다. 똑같은 마음인 것 같은데 서로 부딪치면 딱딱하고 뾰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의 연골이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존중이다. 사랑과 존중 없는 마음은 연골이 없는 관절과 같이 서로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무너지게 할 뿐이다. 우리 마음속에 사랑과 존중이라는 연골이 채워져 있을 때 아픔을 덜어 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부드러운 마음의 속살을 보여 주게 되는 것이다.

연골 퇴행 일으키는 독소 ‘스트레스’

앞서봤듯 관절염의 원인은 연골에 있다. 그런데 그 연골이 어떻게 망가지고 닳게 되었는가에 대해선 병리학적 이유를 자세하게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국내에서 그 원인을 찾아 생명과학 국제학술지인 ‘셀’에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팀은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주요 원인을 아연 이온의 농도 증가로 지목했다. 관절 속에 있는 연골세포에 아연 이온이 많아지면서 연골 퇴행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단백질이 증가된 원인을 스트레스로 꼽았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완화되지 않고 지속된다. 치열한 삶의 생존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는 긴장 상태,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긴장, 소외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자기 욕망의 성취를 위한 압박, 소음과 혼란, 불안함, 극도의 긴장 상태로 몰아가는 스트레스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 결과 맥박과 혈압이 올라가고 피부는 물론이고 면역체계와 호르몬 분비 소화기계 수면 당뇨 통증 뇌 등 우리 몸과 마음 전반에 치명적 영향력이 가해지고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관절염뿐 아니라 암을 비롯한 질병 전반을 자극하는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독소다.

어린 아이처럼 예수를 의지하라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성경은 ‘내려놓음’이라고 말한다. 바울은 에베소서 3장 16∼17절에서 이렇게 기도한다.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이 구절을 더 쉽게 풀어 보면 이런 뜻이 된다. “너희가 그리스도를 믿고 신뢰하는 만큼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신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 얼마나 계시느냐의 문제는 내가 예수님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가령 내 안에 100이라는 힘이 있고 100을 의지하고 있다면 예수님은 내 안에 0으로 계신다는 뜻이다. 100에서 50을 나를 의지하고, 나머지 50만 예수님을 신뢰한다면 예수님은 내 안에 50으로 계신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스트레스를 가장 잘 처리하는 이들은 어린이다. 어린아이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부모님께 맡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힘들고 아픈 상황을 호소하기만 할 뿐 그 스트레스의 문제를 부모에게 맡겨 버린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잊고 천진하게 뛰어 논다. 관절염이든 그 어떤 병이든 해법은 주님께 내 삶의 문제를 내려놓는 것이다. 그렇게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다. 어린아이처럼 오직 그리스도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다.

☞ 건강 지식 - 퇴행성 관절염

무릎 관절염 중 가장 많은 환자는 ‘반월성 연골판 손상’ 환자다. 반월성 연골판이란 반달 같이 생긴 얇은 물렁뼈다. 이 연골판은 나이가 들어 손상되기도 하지만 운동을 하다가 다치거나 과체중, 인대손상으로 손상되기도 한다.

문제는 다수의 사람들이 연골판 손상 때문에 나타나는 잠깐의 통증을 대부분 참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점점 통증이 없어지다가 10일 정도가 지나면 증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게 퇴행성 관절염을 촉진하는 중대한 실수라 할 수 있다.

관절연골에는 혈관이나 신경이 없다. 그래서 연골판이 경미하게 손상된 사람들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를수록 퇴행성 관절염(관절연골 손상)으로 간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젊어도 연골판에 손상이 생기면 관절염에 걸린다. 그래서 즉각적인 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 중 90%는 반월성 연골판 손상 과정을 거친다. 즉 연골판 손상을 놔뒀다가 연골이 망가지는 데도 다 마모되어서 뼈가 부딪치기 전까지는 통증을 모르고 지내면서 병을 키우는 셈이다.

그래서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 걸을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데 통증이 수반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붓기가 4∼5일 지속돼도 마찬가지다. 또 앉았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픈 증상이 반복되거나 언덕이나 계단 같은 곳을 오르고 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릎 부위가 종아리보다 뜨겁게 느껴지는 경우도 관절 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