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도 입시는 끝나지 않는다, 정확한 가채점이 핵심 데이터

입력 2018-11-16 04:02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고 긴장을 풀면 안 된다. 입시 2라운드가 시작된다.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수시 합격자 발표 및 등록, 추가 합격 일정 등 입시 시계는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래서 정교한 입시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같은 수능 점수라도 전략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정확한 가채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험표 뒷면에 본인이 기재한 답을 적어 나왔다면 걱정 없지만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면 되도록 빨리 채점해야 한다. 어떤 답을 썼는지 헷갈리면 냉정하게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게 낫다.

가채점으로 나온 원점수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실제 입시에선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이 활용된다. 원점수를 쓰는 대학은 없다. 다음달 5일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설 입시기관이 제공하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 예상치를 참고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면 유리하다.

가채점 결과는 입시전략 수립 시 핵심 데이터 중 하나다. 수시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쓴다. 주요 대학 상당수가 수시 최저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수시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 대학이 진행하는 대학별고사에는 응할 이유가 없다.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정시에서 수시 지원 대학보다 상위권 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크다면 수능 직후 이어지는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고사 포기를 고민해봐야 한다.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정시 지원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채점 점수가 기대 이하라면 수능 점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시보다 앞서 지원한 수시의 남은 전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음달 5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정시 원서접수까지 전략 수립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본인 수능 점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복잡한 입시 환경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먼저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유형별로 정리해 놓으면 유용하다. 반영 영역 수,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 영어 반영 방법, 전형 요소 및 영역별 반영 비율, 가산점 부여 여부, 지정 과목 유무, 수능 점수 활용 방식, 내신 반영 방식, 대학별고사 실시 여부 및 형태 등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추려놔야 한다. 유불리가 한눈에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 예컨대 수학과 탐구 영역이 우수하면 해당 영역 반영 비중이 높은 대학을 정리해두는 식이다. 단순합산 점수로 대략적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훑은 뒤 대학별 환산점수로 지원 여부를 구체화하는 방식도 좋다.

절대평가인 영어 성적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등급에 따라 일정 점수를 부여하는 대학도 있고, 등급별 가산 혹은 감산으로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서울대는 2등급부터 0.5점씩 감점한다. 대다수 서울대 지원자가 1등급인 점을 고려하면 국어 수학 탐구 성적으로 합격자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고려대는 2등급 1점, 3등급 3점 감점이다. 연세대는 1∼2등급 차가 7.5점, 1∼3등급 차가 18.8점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