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새신자반을 소개합니다] 섬세한 보살핌으로 믿음 시작하는 부담 덜어

입력 2018-11-15 00:00
6·25전쟁 직후 미군 물자로 건축된 용산제일교회 석조예배당. 당시 마루바닥이 지금도 깔려있다. 지난 11일 대예배를 마치고 새신자들과 새가족부원들이 조항철 목사(앞줄 오른쪽)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목사님, 아이를 보다가 자주 화를 내요. 기도해 주세요. 어떡하면 좋아요.”

새신자 차혜린(31)씨가 조항철 용산제일교회 목사에게 투정하듯 말했다. 활기찬 성격의 혜린씨는 “꼭 해주셔야 돼요. 아이가 너무나 예쁜데 제가 못 돼서 말을 안 들으면 ‘훅’ 화부터 나거든요.”

조 목사는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 표정으로 ‘허허’ 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 옆에서 이신애 전도사가 아기 엄마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제일교회 새가족부 새신자교육실 모습이다. 차씨는 어린 시절 교회를 다녔으나 성장하면서 들쑥날쑥 신앙생활을 했다.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날은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고 한다. 아무 교회나 가기도 어색해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다.

그가 용산제일교회가 있는 서울 도원동에 자리 잡은 것은 1년여 전. 모든 게 낯설었으나 특유의 붙임성으로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금방 친해졌다. 그들이 이날 함께 자리한 이혜영(35) 나지영(33) 강효선(31) 등 ‘4인방’이다. 이씨와 나씨는 각기 여섯 살, 다섯 살 아들을 키운다. 강씨는 네 살 딸이 있다.

이들이 지난달 같이 새신자로 등록했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일하는 임한길 집사가 전도했다. 4명을 전도했더니 아이들까지 8명이 나왔다. 4인방은 3주차 교육을 받았다. 아메리카노와 다과를 들면서 이 전도사가 전하는 말씀을 들었다. 하나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예수는 어떤 분인가, 성령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무엇인가, 기도란 무엇인가 등 신앙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쌓았다.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한 네 아이는 새가족부 전재아 권사 등 친정엄마뻘 교인이 다른 공간에서 돌봐주고 있었다.

새내기 엄마들은 늘 잠이 부족하다. 특히 이씨와 나씨는 ‘날아다니는 아들’들을 돌보느라 지쳐 있었다. 두 사람은 초·중·고교 때 교회에 다녔다. 이씨는 “항상 마음은 두고 살았는데 혼자서 교회 출석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고, 나씨는 “이번 기회에 예수님을 의지하고 세례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무얼 배워도 늘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며 “교회 와서 하나님께 기도하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게 내 스스로도 놀라웠다”고 했다.

새신자는 이들만이 아니었다. 갓 결혼한 부부가 예배를 마치고 새가족부와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남편이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아 교육엔 참여하지 못했다.

양식 사업을 하는 최강선(31)씨도 곧 새신자반 4주 교육을 수료한다. 조 목사가 전남 해남읍교회 목회 당시 주일학교 학생이었다. 그는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교회와 멀어졌으나 최근 조 목사에게 상담을 받고 출석하게 됐다. 새신자 교육은 이 전도사와 새가족부원들에 의해 따뜻하게 진행됐다. 조 목사는 효창공원역과 인근 시장으로 교인들과 전도하러 나갔다.

용산제일교회는 1950년대 전쟁 물자로 지원 받아 지어진 석조예배당이 ‘아름다운교회’로 꼽혀 발길을 잡는 곳이다. “예배당이 너무 예뻐 출석하게 됐다”는 이들이 제법 된다. 웨딩과 영화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요즘 용산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젊은 부부가 늘었다.

조 목사는 “다음주 새생명축제 등을 통해 새교우들에게 십자가의 긍휼을 알리고 사랑 가운데 교제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