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나랏돈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초연구,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R&D에 예산을 쏟아붓고 ‘플랫폼 경제’의 기반 구축에 나선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R&D 예산을 20조원 이상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려면 ‘R&D 발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8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경쟁력은 낮다. 미국의 기술력을 100점으로 봤을 때 한국의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은 73.9점, 빅데이터 기술은 78.2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조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R&D 예산을 들고 나왔다. 다만 세부항목을 보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R&D 예산의 증가폭은 크지 않다. 정부는 기초·원천기술 R&D에 1조7000억원, 3대 전략투자 사업(데이터·AI·수소경제)과 8대 선도분야 사업 R&D에 1조4000억원을 배정했다. 둘을 합쳐도 3조1000억원 규모로 올해 대비 6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총량보다 사업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직접적인 4차 산업혁명 R&D 예산의 비중은 낮지만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되는 플랫폼 경제 기반을 조성하는데 5조1000억원을 쏟는다. 구체적으로 데이터·AI 경제를 위한 한국형 빅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에 1조500억원, 친환경 미래에너지 산업을 이끌 수소경제 구축에 1100억원, 혁신인재 양성에 3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런 기반 위에서 8대 선도분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스마트공장 구축에 1조66억원, 자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 개발에 8276억원을 투자한다. 정밀의료 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 등 바이오헬스 사업에도 3567억원을 투입한다. 8대 선도분야 사업 예산은 총 3조5900억원에 달한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통한 잠재성장률 확충에 역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내년 국가 R&D예산 처음으로 20조원 돌파
입력 2018-08-28 18:29 수정 2018-08-28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