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 완성되는 9월이기를

입력 2018-08-22 04:04
주춤하던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또다시 가쁘게 돌아갈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달 중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서 일정과 의제 등 구체적인 북·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9월은 북한에 의미 있는 달이다. 특히 올해는 정권 수립일인 9·9절 70주년이 되는 해여서 각국에 초청장을 보내는 등 행사 준비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거라는 외신 보도도 있다. 중국 당국이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성사되면 북·중, 남북 정상회담이 며칠 사이로 열린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더해지면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그토록 바라는 종전선언 당사국 정상들의 의중을 모두 확인하게 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이보다 더 완벽한 기회를 다시 잡는 건 어렵다. 이 기회를 놓치면 한반도 비핵화 시계는 장시간 멈춰설 수밖에 없다. 관건은 북한과 미국의 시각차를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다.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주저해선 안 된다.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북한의 요구는 무리다. 당사국이 종전을 선언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핵 리스트를 제공하는 등의 선제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이를 마다할 까닭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도 핵 리스트 제공에 상응하는 보다 전향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9월은 한반도 비핵화 시간표가 완성된 달로 기억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