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개월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하고 시리아 재건, 우크라이나 분쟁, 가스관 건설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이 시리아 재건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등 각각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두 정상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드 스트림2 건설공사에 대해 일치된 입장을 보였다. 노르드 스트림2 가스관을 건설해도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해 자국 가스관 사용이 줄어들까 우려해 왔다. 미국 역시 독일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며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번 러·독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의 행동이 러시아와 독일을 가까워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회담 전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의 결혼식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푸틴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남동부 작은 마을에서 열린 카린 크나이슬(53) 외무장관과 사업가 볼프강 메일링어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푸틴은 신부인 크나이슬 장관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은 물론 함께 춤을 췄다. 러시아 전통 카자크 합창단은 축가를 불렀다.
무소속인 크나이슬 장관은 대러시아 경제제재를 반대하며 친러 행보를 보여온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의 천거를 받아 장관이 됐다. 오스트리아 야권은 EU가 러시아와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재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외교수장이 푸틴 대통령을 결혼식에 초청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다가서는 메르켈·푸틴… 석달 만에 또 만나
입력 2018-08-19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