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계시는데 왜 악과 고통이 존재하는가. 하나님이 악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나님은 악을 만들지 않았다. 그러면 악은 어디서 유래하는가. 악은 하나님과 관계없이 자연발생적으로 들어온 것이다. 예컨대, 밤에 조명을 모두 꺼보자. 그러면 주위가 어두워질 것이다. 사람이 그 어둠을 만든 것인가. 아니면 빛이 사라진 곳에 어둠이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인가. 어둠이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선하심이 결여된 곳에 악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이런 질문도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악이 없는 선한 세계를 창조하면 되지 않습니까.” 좋은 물음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것이 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가.’ 그렇다. 하나님은 전능하시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이치에 맞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전능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실수를 할 수 없다. 하나님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하나님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할 수 없다. 하나님은 동그란 삼각형을 만들 수 없다. 2 더하기 2를 5라고 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은 하나님의 성품에 위배되고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악이 없는 완전히 선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세계는 로봇만 있는 세계다. 인간을 로봇처럼 만들어 놓는다면 악이 없고 선만 있는 세계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선물하신 순간, 반드시 악이 발생하게 돼 있다. 자유의지를 가졌으면서 동시에 전적으로 선한 행위만 하는 사람을 만들 순 없다. 그것은 동그란 정삼각형을 만들 수 없는 이치와 같다.
하나님은 인간을 존중해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셨다. 자유의지는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인간이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유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하나님을 선택하지 않고 악을 선택했다. 인간은 자유의지로써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고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을 택했다. 따라서 악은 하나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다. 마치 빛이 없으면 어둠이 찾아오는 것과 같다. 악의 문제는 하나님의 책임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이다.
이 세상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신 세상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 세상이다. 자유의지가 있기에 아기를 위한 어머니의 사랑이 가능하고, 희생적인 사랑이 가능하다. 하나님의 최고 선물인 자유의지로써 하나님을 대항하는 악함을 선택하지 말고,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는 선한 일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일 것이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
박명룡 목사 <청주 서문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
[박명룡 목사의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하나님이 악을 만들었나요?
입력 2018-08-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