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산유국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경쟁적으로 석유가격을 낮추고 있다. 미국이 11월부터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재하기로 하면서 이란산 석유의 최대 고객인 중국, 인도 등을 두고 고객 유치전이 벌어진 것이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아시아 국가에 석유가격 할인을 제안했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이 제안한 가격 할인율과 대상 국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은 이미 아시아로 수출되는 석유가격을 크게 낮춘 상태다. 지난주 이란석유공사(NIOC)는 아시아로 수출하는 9월물 원유 선물가격을 모두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격은 14년 만에 최저치로 경쟁자인 사우디보다 낮았다.
이란의 석유가격 할인은 미국의 제재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전체 이란산 석유 수출량의 65%를 수입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이란이 반드시 눌러 앉혀야 할 고객이다.
이에 맞서 석유수출기구(OPEC)의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도 석유가격을 인하했다.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는 이란 제재로 인한 원유 공급 감소를 막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췄다.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초에도 1주일 만에 배럴당 2.27달러 하락했다.
국제원유시장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사우디가 석유가격을 낮춘 것은 미국 제재를 우려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려는 아시아 정유사들을 구매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가 중국과 인도 정유사들은 물론 미국 제재 발표 이후 이란산 석유 수입을 꾸준히 줄여 온 이란의 고객들을 유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의 최대 고객인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발표에도 이란산 석유를 계속 수입할 방침이다. 안드레이 유 중국석유화학공업연맹(CPCIF) 국제사무소장은 “중국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석유 싸게 팝니다”…이란·사우디, 亞 국가 대상 할인 경쟁
입력 2018-08-14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