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산불피해 지역 복원 ‘5만평 숲’ 조성한다

입력 2018-08-12 19:37
벌거숭이였던 충주 인등산(위)이 울창한 ‘인재의 숲’(아래)으로 변한 모습. 원 안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과 부인인 고 박계희 여사가 1977년 인등산에서 함께 나무를 심는 모습이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고 최종현 회장 타계 20주기를 맞아 업적과 경영철학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SK그룹은 구성원의 기부금을 모아 숲 조성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에 전달, 미세먼지 저감 및 산불피해 지역 복원을 위한 5만평 규모의 숲을 조성키로 했다.

14일부터는 고인의 업적과 그룹의 성장사를 살펴볼 수 있는 20주기 사진전을 주요 사업장에서 개최하고, 24일에는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경영철학을 재조명하는 20주기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최 회장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만들고,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으며,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기반을 닦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은 1973년 당시 섬유산업 중심이던 선경(현 SK)을 세계 일류 에너지화학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원유정제, 필름, 원사, 섬유 등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선언했다. 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 최 회장은 83년부터 해외유전 개발에 나섰다. 성공 확률이 5%에 불과해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84년 북예멘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 91년 울산에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제조 시설을 준공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 회장은 미국 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했다. 92년 제2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됐지만 특혜 시비가 일자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그는 “준비한 기업에는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내부를 설득한 뒤 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해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주당 8만원대이던 주식을 33만5000원에 인수하면서 “이렇게 해야 나중에 특혜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회사 가치를 더 키우면 된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최 회장은 72년에 조림 사업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해개발(현 SK임업)을 설립했다. 74년에는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44년간 약 3700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740명에 달하는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했으며 80% 이상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 회장은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火葬)하고, 훌륭한 화장 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유언에 따라 2010년 1월 500억원을 들여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장례 시설을 준공, 세종시에 기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