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관 보라매병원장 “적정진료 구현, 공공의료 혁신 앞장서겠다”

입력 2018-08-07 04:04
김병관 서울시보라매병원 원장이 6일 2018∼2019년 병원 발전 계획과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대해 밝히고 있다.

서울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이 ‘공공의료 선도병원’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일반 병상의 70%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으로 운영하고 신(新)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병관(51)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6일 “2018∼2019 뉴 비전 실천전략의 하나로 8월부터 거의 모든 입원 환자에게 신포괄수가제를 적용,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도 내년까지 400병상 규모로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6월 초 연임에 성공, 2020년 봄까지 2년간 더 보라매병원을 이끌게 됐다.

김 원장은 2016년 제17대 보라매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서울시 공공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서울대병원 위·수탁 운영 30주년을 맞아 △시립병원 최초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 14개 항목 전체 1등급 획득 △서울시립병원 평가 리더부문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시·도립병원 최초 폐 이식 성공 등과 같은 업적을 쌓는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김 원장은 올 하반기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의 조기정착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사업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신포괄수가제란 입원기간 발생한 입원비 처치료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 요금을 포괄수가로 묶고, 의사의 수술료 시술비 등은 행위별 수가로 정부가 따로 보상해 질환별로 총진료비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상 질환군이 559개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김 원장은 “신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입원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거의 반값 수준으로 크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 많은 시민에게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사업도 마찬가지다. 현재 외과, 정형외과,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등 4개과 126개 병상에만 적용 중인데, 10월부터 호흡기내과 42병상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내년 말까지 400병상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포함한 전체 병상의 약 52%, 일반 병상의 약 70%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적용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의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 원장은 “공공의료가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부터 향상이 돼야 한다”며 “취약계층을 아무리 많이 돌본대도 서비스 질이 안 좋으면 공공의료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민간병원 못잖은 편익이 있다는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가 요즘 안심호흡기병센터와 암센터 건립 추진 등 과감한 시설 투자와 노후 장비 교체, 우수 의료진 확보 등 첨단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쩍 노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김 원장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같은 비상시국에서 신속 대응할 수 있는 응급의료체제를 갖추는 일, 기초 자치단체와 손잡고 소외·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돌봐 사회안전망을 보듬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 민간병원이 투자를 외면하는 분야, 즉 정신보건, 급성기 전염병 환자 격리시설, 노인건강, 장애인 진료 및 재활, 학교보건 등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 시민건강국과 협의해 찾아가는 동사무소 서비스 제도를 근간으로 사회복지사와 가정간호사, 보라매병원의 사회사업과가 다 같이 그늘진 곳을 주기적으로 살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습니다.”

글·사진=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