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이 해산된 가운데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훈센(66)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모든 의석을 싹쓸이했다. 1985년부터 33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센 총리는 적어도 5년 임기를 다시 보장받으며 독재를 이어가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30일 CPP 발표를 인용해 “29일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 잠정 집계 결과 CPP가 최소 77.5%를 득표해 전체 125석을 석권했다”고 발표했다. 유권자 약 830만명이 등록한 이번 총선에는 훈센이 이끄는 CPP와 19개 군소·신생 야당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총선 결과 사실상 1당 국가 체제가 됐다.
훈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투표해준 친애하는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여러분은 진정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선택했으며, 헌법에 명시된 대로 권리를 행사했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총선 결과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차갑다. 외형상 민주적 총선이었지만 실제로는 여당의 승리를 만들기 위한 비민주적인 엉터리 선거였기 때문이다. 훈센 총리는 강력한 라이벌인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PR)을 정부 전복 혐의로 지난해 11월 강제 해산하고 소속 의원들의 정치 참여를 금지시켰다. 또 비판적 언론인 캄보디아데일리와 프놈펜포스트 등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 폐간 또는 매각을 유도했다. 총선을 앞두고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웹 사이트 접속도 차단했다.
해외 언론은 투표 강요 또는 매표 행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82.71%로, 2013년 투표율 68.5%보다 훨씬 높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캄보디아 국민 상당수가 투표 불참을 선언했다. 선관위가 발표한 투표율은 한산하던 투표소 모습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33년 권좌 훈센, 논란 속 캄보디아 총선 압승
입력 2018-07-31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