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 커져 ‘화염 회오리’… 5명 사망

입력 2018-07-29 18:41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방관이 28일(현지시간) 아이고시 인근 클로버데일로드에서 산불이 거주지역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소방호스로 도로 위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산불은 강한 바람, 폭염, 건조한 날씨 탓에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딩 주민인 셰리 블렛소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할머니와 아들, 딸이 화재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오열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상고온과 건조한 날씨로 인한 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화재 지역에 거센 바람까지 불면서 ‘화염 소용돌이’도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샌프란시스코 북쪽 400㎞에 위치한 샤스타 카운티에서 차량 고장으로 인한 화재인 ‘카 파이어’가 발생했다. 불길이 잡히지 않고 닷새 동안 급속도로 번지면서 8만 에이커(323㎢)에 달하는 산림과 건물 500여채를 태웠다.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을 넘는 넓이다.

불은 새크라멘토강을 넘어 인근 지역 최대 도시인 레딩까지 위협하고 있다. 레딩시 주민 9만명 중 3만7000명이 피난을 떠났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소방관 34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전체의 5% 정도만 불길이 잡힌 상태다.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고온과 5∼10%에 불과한 습도, 시속 50㎞에 달하는 강풍이 진화 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화재로 민간인 3명과 소방관 2명 등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레딩 주민인 할머니와 5세, 4세 손자·손녀의 행방이 한동안 확인되지 않아 당국이 수색에 나섰으나 집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브렛 거비어 캘리포니아 소방국장은 “(이번 화재는) 극단적으로 위험하다. 진로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재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