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따라 ‘강(强)달러’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원·달러 환율이 널을 뛰고 있다. 헬스케어·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코스닥지수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전 거래일보다 2.3원 내린 1131.4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6.7원 떨어진 1127.0원에 거래를 시작하는 등 장 초반부터 원화 가치 강세 흐름을 탔다.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작심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에선 ‘환율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가 맞대응에 나서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키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2015∼2016년 위안화 약세로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경험했었다.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소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김환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으로 치닫기보다는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34.65포인트(4.38%) 내린 756.96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주에 불거진 네이처셀 사태 등으로 헬스케어·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10.08%) 메디톡스(-5.28%) 신라젠(-13.27%) 등이 모두 폭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27억원, 73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33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0.87% 하락한 2269.31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한꺼번에 ‘팔자’에 나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개인은 1407억원, 외국인은 82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2332억원을 순매수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트럼프 ‘입’에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
입력 2018-07-23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