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후폭풍으로 곤욕을 치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에 명시된 집단방위 의무를 지키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또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 터커 칼슨이 “내 아들이 왜 몬테네그로를 지켜야 하느냐”고 묻자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한다.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몬테네그로는 작은 나라지만 국민들은 아주 강하다”면서 “그들은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축하한다. 제3차 세계대전이 터졌다”고 말했다.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이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중 하나가 제3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방위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냉전 당시 구소련의 위협에 서유럽 국가들이 공동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원칙이다. 몬테네그로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인구 65만명 규모의 소국으로, 지난해 29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 등 발칸 국가들의 나토 가입이 유럽 내 긴장을 높인다며 반발해 왔다. 러시아가 2016년 몬테네그로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친러 정권을 세우려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안보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몬테네그로를 비난하고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에 문제를 제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손에 놀아나는 꼴”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小國 몬테네그로 지키려다 3차 세계대전 터질 수도” 트럼프, 이번엔 나토 집단방위 비판
입력 2018-07-19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