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김길 명신교회 목사] 길 위에서 예배 드리며 통과한 고난과 시험들…

입력 2018-07-19 00:01
새 책 ‘시험을 당하거든’을 펴낸 명신교회 김길 목사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에 앞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원망하지 않고 기뻐하며, 시험을 이기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강민석 선임기자
김길 목사와 명신교회 성도들은 마치 고난과 시험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같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예배를 중시하는 김 목사는 예배가 인간적인 위로와 만족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한다. 그 본질을 지키기 위해 예배당에서 안정적으로 예배를 드리기보다 도심 곳곳에서 흩어져 예배를 드려 왔다.

‘시험을 당하거든’(규장)에서 김 목사는 그동안 길 위에서 예배를 드리고 목회자는 물론 성도들도 사역자처럼 살려고 애쓰며 겪어온 무수한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사람이 많아 시끄러울 법도 했지만 김 목사는 “평소 카페에서 성도들과 묵상 모임을 하기 때문에 익숙하다”고 했다. 명신교회는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작해 신촌과 구로까지 세 곳의 캠퍼스에서 예배를 드렸다. 요즘엔 구로 캠퍼스라 부르는 서울 금천구 아파트형 공장 건물 카페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묵상 모임과 기도 모임은 저마다 흩어져 카페 등에서 드린다. 그는 “카페에서 사람들이 모여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모습이 하나님을 모르는 도시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성탄절엔 신촌에서 ‘열린 예배’로 사람들과 만나고, 대만이나 후쿠오카로 4∼5명씩 전도팀이 가서 카페 등에서 기도하며 그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에서 예수님을 증거하는 사역을 위해 제자훈련 하는 공동체’란 표어가 교회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김 목사는 “예배나 제자훈련이 어떻게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넘어진 사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며 “맞닥뜨린 사람이 강건해져서 믿음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다 보니 교회가 전반적으로 훈련하고 사역하는 분위기로 흘렀다”고 했다. 그는 “함께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우리가 믿음 안에서, 성령의 권능 안에서 사역하며 예수님의 성품과 권능이 임하도록 할 때 문제가 작아지고 해결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을 같이 경험했다”며 “저마다 자기 삶의 영역, 가정, 직장, 교우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도시에 나가서 기도하고 묵상 모임 하는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성도가 떠나기도 하고 교회가 3개로 나뉘며 갈등을 겪는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 목사는 “성도들은 예배에 만족하는 듯했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 같지 않았다”며 “정답은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쪽으로 가려면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며 지금까지 걸어왔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명신교회는 모여서 예배드리고 사람이 늘어남으로써 ‘눈에 보이는 교회’가 아니라 성도 각자가 삶에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그것이 예배에 나타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가 사명임을 깨달았다.

책에는 사역 과정과 더불어 김 목사 가정이 늦둥이 셋째를 낳으며 겪은 어려움, 자비량 사역을 하며 겪은 재정 문제, 교회 리더십과 성도들의 관계 문제 등을 어떻게 분별하며 대처해 왔는지가 솔직하게 펼쳐진다.

김 목사는 “시험 없는 인생이 없듯 시험을 겪지 않는 교회도 없다”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시험에 들기도 하고, 오히려 그것을 계기로 교회가 더 부흥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험을 겪으면서 그와 교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는 “과거엔 고통이 다가오면 두려웠지만 지금은 덜 두렵다”며 “무엇보다 근본적인 차이는 어떤 경우라도 예수님에게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고 기도를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저마다 개별적인 삶의 내용이라 각자 깨달아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내 삶에 다가오는 고통을 믿음으로 감당하면서 혹시 이것이 시험이 아닐까, 성경적인 대응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견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