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지수의 하단 지지선인 2300선이 무너졌다. 증시 하락 공포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투매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올해 증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증시 반등은 어렵다는 우울한 전망이 힘을 얻는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2일 1519조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36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날 기관의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스피지수는 오전부터 낙폭을 계속 키웠다. 결국 2271.54까지 밀려났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현물 주식은 순매수했지만 선물시장에선 매도 폭을 키웠다. 향후 증시 전망을 안 좋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4% 오른 18.34를 찍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체력이 소진돼 있다. 매수세가 실종돼 돈이 말라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약 6조원에 머물렀다. 올해 2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약 15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의 격화로 대부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1∼29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4%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 독일과 프랑스 증시 지수는 각각 2.4%, 1.4% 떨어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초 기대했던 ‘코스피 3000시대’는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이달 코스피 전망치의 하단을 2300선으로 제시했는데 이미 깨진 상태다. 여기에다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코스피200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은 지난달 중순 213조9000억원까지 상향됐지만, 후반에 212조5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기보다는 차츰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내다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추락 공포감에 ‘투매 현상’까지… 코스피 2300선 붕괴
입력 2018-07-02 19:00 수정 2018-07-02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