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만 6세 미만의 아동을 둔 가정에 지급하는 ‘아동수당’ 지급 방법을 놓고 경기도 성남시가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동수당을 지역 내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주겠다는 성남시와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은수미(사진) 성남시장 당선자는 29일 시청에서 ‘민선7기 시민이 주인 되는 시정준비위원회’ 활동 보고를 하면서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 등 10대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현재 성남지역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연간 약 300억원 수준이다. 논란이 되는 아동수당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면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은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난항을 겪던 지역화폐와 아동수당 공약도 몇 가지 문제가 해소되면서 급진전하고 있다”며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 대비를 위한 비상체제를 만들어 핵심 과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아동수당 지급시한이 2개월 넘게 남아 있는 만큼 각계각층의 시민들을 만나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 “지역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함께 더불어 살자”는 명분으로 지역화폐 지급 취지를 적극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동수당을 받을 엄마들을 중심으로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엄마들의 비빌 언덕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은 이날 성남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은 24시간 아이 양육에 매여 살아가고 있는 엄마들을 수고롭게 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어려운 육아 와중에 시간을 쪼개서 지역화폐를 받으러 주민센터에 가야 하고,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곳을 찾아 아이와 함께 가서 무엇을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성남시청 게시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지역화폐와 연계한 아동수당 지급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성남시 아동수당 지급 대상은 4만4925명으로 추정된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고?… 성남시 방침에 주민들 반발
입력 2018-06-30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