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다음달 16일(이하 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미국 A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여는 건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러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며 “두 정상은 양국 관계 현황과 발전 방안 및 핵심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은 의전 행사와 단독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등으로 이뤄진다.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사태, 이란 핵 협정 문제 등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회담 종료 후 공동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 백악관도 미·러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 러시아 측 인사들과 만나 미·러 정상회담 세부 일정을 조율했다. 볼턴 보좌관은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미·러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는 현안은 상당히 많다”면서 “두 정상은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자주 드러냈지만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몇 번 마주친 게 전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과 시리아 내전 등으로 미·러 관계가 지난 몇 년간 악화일로로 양자 회담을 열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도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러 관계에 큰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문제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모스크바 방문 기간 중 러시아 측과 이 문제도 논의했다고 전하며 “두 정상 간 사이에서도 이 사안이 거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트럼프·푸틴 첫 정상회담 내달 16일 헬싱키서 개최
입력 2018-06-28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