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첫 정상회담 내달 16일 헬싱키서 개최

입력 2018-06-28 23:47
7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단체 촬영을 마치고 간담회장으로 가는 길에 처음으로 서로 얼굴을 보고 악수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다음달 16일(이하 현지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미국 AP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여는 건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러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며 “두 정상은 양국 관계 현황과 발전 방안 및 핵심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은 의전 행사와 단독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등으로 이뤄진다.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및 시리아 사태, 이란 핵 협정 문제 등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회담 종료 후 공동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 백악관도 미·러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등 러시아 측 인사들과 만나 미·러 정상회담 세부 일정을 조율했다. 볼턴 보좌관은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미·러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이 논의할 수 있는 현안은 상당히 많다”면서 “두 정상은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자주 드러냈지만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몇 번 마주친 게 전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과 시리아 내전 등으로 미·러 관계가 지난 몇 년간 악화일로로 양자 회담을 열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도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러 관계에 큰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문제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모스크바 방문 기간 중 러시아 측과 이 문제도 논의했다고 전하며 “두 정상 간 사이에서도 이 사안이 거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