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우리는 하나

입력 2018-06-29 00:00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세계 최강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고 세계는 작은 나라 ‘코리아’에 깜짝 놀랐다.

비록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한국 선수들은 하나가 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한마음과 한뜻이 없었다면 11명의 대오는 끝까지 힘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마음과 한뜻은 대단히 중요하다. 2000년 전 초대교회 개척기에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한마음과 한뜻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해 협력하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한 정신으로 굳게 서서, 한마음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함께 싸우며 또한 어떤 일에서도 대적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나에게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그들에게는 멸망의 징조이고 여러분에게는 구원의 징조입니다.”(빌 1:27∼28)

그리스도인은 협력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영적 싸움을 하고 있다.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이길 수 없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2만개의 부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2만개가 모여서 하나의 자동차가 된다. 자동차 한 대가 제대로 완성되려면 부품 하나하나가 전부 제구실을 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어느 것 하나도 빼놓은 채 달릴 수 없고 달린다 해도 얼마 못 가 사고가 날 것이다. 그래서 하나는 전체요 전체는 하나다. 2만개의 부품이 똑같이 협력해야 조화를 이뤄 달려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교회의 구성원들에게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갖고 뜻을 합하여 한마음 되기’를 부탁했다. 바울은 교회의 하나 됨을 이루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말한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자랑이다. 바울은 허영심, 즉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높게 생각하는 과대망상이나 헛된 생각에 따라 행동하지 말며 허언하지도 말라고 한다. 해야 할 것은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를 더 귀히 여기는 것이다. 바울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먼저 남의 일을 배려하고 돌보아 줄 것을 권고한다. 그것이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혹 하나 됨을 이룬다는 명목하에 내 생각대로만 해야 한다고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시인 고정희는 ‘사랑법 첫째’라는 시에서 하나 됨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커다란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우리가 하나 됨을 지키는 것은 ‘기대’가 아니라 ‘그대’이다. 기대는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그대는 상대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한마음이 되고 하나가 돼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으신 것처럼 주 안에서 하나 된 것을 힘써 지켜 나아가야 한다.

박노훈 (신촌성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