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드라이브로 국내 가계대출 금리도 덩달아 꿈틀대면서 3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8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06% 포인트 오른 연 3.75%를 기록했다. 2014년 9월(연 3.76%) 이후 44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돈을 풀어 주택경기를 부양하는 ‘초이노믹스’를 내세우던 때의 금리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인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4월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달 상승으로 전환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달의 0.06% 포인트 상승분을 포함해 지난해 12월 이후 0.14% 포인트나 뛰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0.07% 포인트)와 집단대출 금리(0.11% 포인트) 등도 올랐다. 시장금리가 오름세인 데다 은행들이 이자 마진이 높은 중금리 대출에 집중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과 달리 대기업대출 금리는 거의 움직임이 없다. 지난달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전년 말에 비해 0.03%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돈줄을 죄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어 신규 대출자들은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할지,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22.2%로 2014년 1월(1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기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은행 예금금리도 0.02% 포인트 상승했지만 대출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은행의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1.84% 포인트나 됐다. 전월보다 0.01% 포인트 확대됐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도 크게 뛰었다. 새마을금고 대출금리는 연 4.26%로 전월보다 0.1% 포인트, 신용협동조합은 연 4.89%로 0.06% 포인트 올랐다. 상호저축은행(연 10.75%)과 상호금융(연 4.13%)도 고금리 가계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대출금리가 전월보다 각각 0.06% 포인트, 0.01% 포인트 상승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가계대출 금리 고삐 풀렸나?… 44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8-06-2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