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 그렇다면 통신비도?

입력 2018-06-27 04:0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글로벌 경영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6일 “사회적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사회적 가치를 적극 추구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하는데 이는 글로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알렉시스 토크빌의 말을 예로 들며 사회적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SK그룹 각 계열사도 최 회장의 이 같은 철학에 맞춰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조직과 제도를 새로 설계해 내년부터 실행키로 했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 있는 인도의 보텍스, 스웨덴의 ABB, 일본의 도요타 같은 기업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을 분리하는 등 새로운 조직설계를 도입해 블루오션 시프트를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제도 설계 방향을 하반기 CEO 세미나 때까지 준비해 내년부터 실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해 확대경영회의 등에서 강조해 온 ‘사회와 함께하고, 사회를 위해 성장하는 딥 체인지(Deep Change)’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자산이 큰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이 SK는 물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모색하자”고 말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경제적 가치 추진에 중점을 뒀던 기존 조직을 개편해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도록 했다. 아울러 전담조직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 사회적 가치 추진 과정에서 장애요인 규명 및 해결방안 수립,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추진 등 관계사의 상황에 맞게 조직을 새로 설계키로 했다.

이날 회의는 16개 계열사 CEO들이 글로벌 성장과 일하는 방식 혁신사례를 TED(기술·오락·디자인) 강연 형태로 발표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편 CEO들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 그룹의 실적 역시 반도체를 제외하면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미래 유망 사업에 대한 글로벌 성장전략을 한마음 한뜻으로 추구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