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6번째 나온 PK, 승부 가르는 변수로

입력 2018-06-25 04:04
한국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두 번째 경기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실점을 하고 있다.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리며 공을 바라보고 있다. 신화뉴시스

24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파나마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G조 경기에서는 전반전에만 2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번 대회 15번째, 16번째 페널티킥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스로 ‘페널티킥 폭풍(Penalty Storm)’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페널티킥이 잦다. 페널티킥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플레이가 경기 판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18일 스웨덴, 24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의 희생양이 됐다. 각 경기에서 상대팀은 한 차례씩 페널티킥을 차서 골로 연결시켰다. 두 경기 모두 한 골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멕시코전에서 한국이 허용한 페널티킥은 대회 14번째 페널티킥이었다. 직전 대회인 2014 브라질월드컵의 페널티킥 기록(13개)을 단 28경기 만에 경신한 것이다.

역대 월드컵 단일 대회 최다 페널티킥 기록은 18개다.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각각 18개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월드컵에서는 총 64경기를 진행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러시아월드컵에서 단일 대회 최다 페널티킥 기록이 새로 쓰일 것이 확실시된다. 산술적으로는 30개 이상의 페널티킥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페널티킥이 자주 선언되는 데에는 이번 대회부터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의 영향도 있다. 한국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20분 페널티 지역 내에서 김민우가 빅토르 클라손을 태클로 저지하려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주심은 경기를 속행했지만, 곧 VAR을 통해 김민우가 공은 건드리지 못한 채 클라손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것을 확인했다.

프랑스는 지난 16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조시 리즈던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앙투안 그리즈만이 선제골로 연결해 결국 2대 1로 이겼다. 당초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하지만 재생화면을 본 뒤 판정을 번복해 프랑스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집트가 지난 20일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0-3으로 뒤지던 후반 28분 넣은 만회골도 VAR에 따른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당했지만 애초 심판은 프리킥을 선언했었다. VAR을 거쳐 페널티킥으로 판정이 정정됐고, 살라가 직접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페루의 크리스티안 쿠에바는 지난 17일 덴마크와 경기에서 VAR을 거쳐 얻은 페널티킥을 허공에 날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