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고 있다. 그는 23일(현지시간)에는 김 위원장을 “영리한 터프가이”라며 “대단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달 말 종료되는 기존 대북 경제제재는 1년 더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바다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김 위원장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은 북한의 엄청난 미래를 본 것 같다”며 “전면적인 비핵화 과정이 시작됐다”는 말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독교 케이블방송 TBN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북한 해변에 콘도를 지을 수도 있느냐”라고 묻자 “그렇게 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김 위원장을 띄우는 것은 북·미 후속회담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최근 수개월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고, 핵 실험장을 폐쇄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한의 행동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궁합(케미스트리)이 잘 맞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추가 대화가 있을 것이며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사일엔진 시험장을 제거 중”이라며 “단계적으로 잘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 위원장은 총명하고, 유머감각이 있다”며 김 위원장 칭찬에 가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비핵화 주제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지침을 받기 위해 다른 사람을 찾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은 서구사회를 잘 알고 있으며, 아마 이 인터뷰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 “북한과 미국은 서로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red-line)을 이해하고 있다”며 “북·미 대화가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홈페이오 장관은 “만일 김 위원장이 비핵화 준비가 안 돼 있다면 대북 제재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 의회에 통지문을 보내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는 등 대북 제재를 규정하고 있는 6건의 행정명령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럼프, 당근·채찍 쥐고 비핵화 속도전
입력 2018-06-24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