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거침없는 ‘바이 코스닥’… 14년 만에 최대

입력 2018-06-05 05:06

외국인이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5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2004년 이후 월간으로 최대 순매수 규모다.

코스피시장에서 4개월 연속 매도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에서는 바이오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 유입, 중소형주 강세를 원인으로 분석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5348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1804억원, 1710억원을 순매도했다.

‘바이(buy) 코스닥’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약·바이오주들의 급락세가 꼽힌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비중이 큰 제약주들이 하락세를 보이자 외국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은 에이치엘비(2522억원) 바이로메드(1750억원) 셀트리온제약(1333억원) 등을 사들였다.

반도체 등 코스피 대형주 조정세를 틈타 중소형주 위주 장세가 펼쳐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여부를 앞두고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린 것도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하락, 달러가치 강세 압력 완화 가능성 등으로 세계적으로 중소형주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는데, 코스피엔 건설 등 경기민감주가 비중이 큰 데 반해 코스닥은 필수소비재, 제약·바이오 등 경기둔감주의 비중이 높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코스닥지수가 급상승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상승 동력은 적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36% 오른 2447.76, 코스닥지수는 0.65% 빠진 877.44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전 거래일보다 3.1원 하락한 1071.9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