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북측과 두 차례 판문점 회담을 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1일 “우리는 진행 중인 일련의 협의를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뉴욕 회동’을 비롯해 판문점 및 싱가포르에서 각각 열린 실무회담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항구적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매우 역사적인 기회”라며 “미국과 북한 두 나라의 새로운 시대, 번영과 평화를 위한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북측과 추가로 접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강 장관은 “지금은 우리 두 나라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우리는 생각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본다”면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사 역시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협상을 통해 외교부, 청와대에 있는 정 대사(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팀과 긴밀히 접촉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가벼운 농담도 주고받았다. 이날 다른 일정으로 김 대사가 머무는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을 찾았던 강 장관이 “당신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을 봤다”고 하자, 김 대사는 “나는 강 장관을 보려고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강 장관과 김 대사 접견 자리엔 미 측 협상팀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참석했다. 외교부에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정연두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나왔다.
강 장관은 오전엔 폼페이오 장관과 25분간 통화하며 현재 다각도로 진행 중인 북·미 접촉 결과를 평가했다.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뉴욕 협의 결과를 상세히 공유하고,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동향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미 정부 구상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성 김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 올바르다”
입력 2018-06-01 18:07 수정 2018-06-01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