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광복절, 남북교회 공동 기도회 열릴까

입력 2018-05-29 00:01
남북교회 대표들이 지난해 7월 1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 총회 기간 중 만나 기념촬영을 했다. 앉은 사람 왼쪽 첫 번째부터 주현신 과천교회 목사, 이정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부위원장, 손달익 서문교회 목사, 강명철 조그련 위원장. 국민일보DB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남북교회의 교류 재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남북교회는 오는 8월 15일, 평양에서 ‘남북교회 광복절 기도회’를 개최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지난해 세계개혁교회연맹 총회 이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광복절 기도회 개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 왔다”면서 “남북 관계가 워낙 조심스러워 성사를 낙관할 수 없지만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28일 밝혔다. 남북교회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98년부터 2008년까지 폭넓게 교류한 바 있다.

이 같은 논의는 다음 달 15일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컬센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창립 70주년 기념식과 중앙위원회, 이어지는 한반도에큐메니컬포럼(EFK)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FK는 2006년 11월 WCC와 NCCK, 조그련 등이 참여해 북한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직됐다.

이번 EFK는 다음 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다. 남북교회 대표들은 11일간 한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는 만큼 건설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나핵집(NCCK 화해통일위원장) 목사는 “최근의 화해 분위기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모임에선 광복절 기도회를 비롯해 ‘금강산 에큐메니컬포럼’ 개최에 대한 의견도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포럼 회원인 영국과 독일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이 북한교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북한이 요청하는 범위 안에서 협력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며 “상호 협력에 기반을 둔 교류가 포럼의 지향점”이라고 덧붙였다.

광복절 공동대회가 성사될 경우 조그련 지도부 세대교체 이후 첫 번째로 진행되는 대규모 남북교회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그련은 전임 강영섭 위원장이 2012년 1월 사망한 뒤 장남인 강명철(58) 목사가 위원장이 되면서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새 위원장이 부임한 뒤 실무자 중 상당수가 70∼80년대생으로 교체됐다. 강 목사 집안은 칠골가계(김일성 주석의 친모 강반석 혈통) 일원으로 북한 부주석을 지낸 강양욱(조그련 초대 위원장) 목사가 강 목사의 할아버지가 된다. 신임 강 위원장은 2014년 스위스 보세이에큐메니컬대학원에서 열렸던 ‘한반도의 정의·평화·화해에 관한 국제회의’ 때 조그련 위원장 자격으로 처음 참석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