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까스로 중지됐다.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크게 줄일 것과 지식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한 법 개정을 약속하면서 양국 간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압박이 성공을 거둔 모양새다. 다만 합의가 선언적이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향후 갈등이 재발할 여지는 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이끄는 미·중 무역협상단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2차 협상을 벌인 끝에 19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대표단은 “중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크게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중국은 미국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크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목표 숫자는 중국의 반발로 공동성명에 담지 않았다. 발표 전날 밤까지 미국이 중국의 대미 흑자 감축 목표 ‘2000억 달러’(216조4000억원)를 명시하자고 요구했지만 중국이 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의 대미 흑자는 연간 3750억 달러 규모다.
대중국 무역적자 축소와 함께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는 것도 미국의 주요 목표였다. 양국 대표단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중시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국은 특허법을 포함한 관련 법규의 적절한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대미 흑자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는 대목을 놓고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했다고 여길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협상의 핵심은 미·중 무역 균형과 협력 강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美·中 무역분쟁, 불씨 남긴 채 봉합… 中 “흑자 줄이겠다” 약속
입력 2018-05-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