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6·13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하는 문제로 내홍에 휩싸였다.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손 위원장 전략공천을 거듭 요구하자 경선을 준비하던 송파을 예비후보들이 집단 반발했다. 창당 이후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공천갈등까지 폭발한 셈이다. 당 내부에서조차 지방선거가 더 어렵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박종진(사진) 예비후보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진통을 겪으면서 결정한 송파을 당내 경선을 앞두고 전략공천 운운하는 것은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공관위는 지난 15일 송파을 후보를 경선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예비후보는 당이 송파을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 출신인 이태우 예비후보도 “바른미래당이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새 정치는 죽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후보의 입장은 완강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사직 제2구역 현장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선거와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곳이 서울 국회의원 재보선”이라며 “최선의 후보, 당내의 가장 훌륭한 인적 자원을 써야 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 전략공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공천과 관련된 잡음을 끝내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민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당내 갈등은 더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송파을 공천 문제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세력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후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을 맡아온 바른정당 출신 진수희 전 의원은 “송파을의 박 후보를 놓고 벌이는 무도한 작태를 보면서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안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어야 할 책임감도, 동기도 다 사라져 버렸다”며 시당위원장 직에서 사퇴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안철수 ‘손학규 전략공천’ 고수… 송파을 예비후보 강력 반발
입력 2018-05-18 18:49 수정 2018-05-18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