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상 제조가 금지된 화학물질이 최근 몇 년간 계속 배출되면서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지역이 배출지로 의심받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의 스테판 몬츠카 박사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일명 프레온-11로 불리는 삼염화불화탄소(CFC-11) 배출량이 최근 급격하게 늘었다고 밝혔다. 배출지는 동아시아 지역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위치는 추가연구를 해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존층은 지구상 생명체를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자외선이 이를 거치지 않은 채 지구 표면에 닿으면 피부가 붓거나 피부암이 생길 수 있다. 눈에 백내장이 생기거나 면역체계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1980년대 남극 오존층에서 구멍이 발견되자 세계 각국은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맺어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염화불화탄소(CFC) 물질 배출을 금지했다. CFC-11은 이 중에서도 오존층 파괴 효과가 두 번째로 큰 물질로서 2007년 이후 기록상 제조된 적이 없다.
그러나 연구결과 CFC-11은 2012년 이래 배출량이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지를 조속히 찾아내 이를 중단시키지 못할 경우 오존층 회복이 10여년 늦어질 수 있다.
몬츠카 박사는 “27년간 연구를 하면서 이번처럼 놀란 적이 없었다”면서 “다른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봤지만 누군가가 비밀리에 제조를 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기환경 변화나 우연히 일어난 합성 등 다른 가능한 경로가 있긴 하지만 배출량이 워낙 급증해 이를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견해다.
현재로선 CFC-11이 어떤 용도로 생산되고 있는지 추정하기도 힘들다. 뒤우드 잘케 지속가능개발연구소(IGSD) 창립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미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누가 왜 CFC-11을 구매하려 했는지부터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그래픽=이석희 기자
프레온 가스 금지됐는데… 얇아지는 오존층 미스터리
입력 2018-05-17 19:27 수정 2018-05-17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