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청와대가 전 정부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가까워진 거리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3실장’은 수석실 칸막이를 무너뜨리고 유기적인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 홀로 있던 대통령이 비서동(여민관) 참모들 곁으로 출퇴근하면서 만들어진 체계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여민관 집무실에서 참모들과 티타임을 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대통령이 본관이 아닌 비서동으로 출퇴근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참모들은 대통령 출근 3시간 전부터 회의를 시작한다. 국정 현안이 참모회의를 통해 걸러져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 근무 경험이 있는데다 관저에서 모든 신문을 다 읽고 출근하는 탓에 보고가 허술하면 바로 드러난다고 한다.
임 실장은 매일 오전 8시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현안점검회의를 한다. 정 실장과 장 실장도 매주 별도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소속 실 직원은 물론 다른 직원도 원할 경우 참석토록 했다.
장 실장 간담회의 성과 중 하나가 해외 매각 무산 직전 성사된 금호타이어 노사 협상 타결이었다. 당시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오판하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정·관계 라인이 총동원돼 노조를 설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국정 운영에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며 “티타임, 수석보좌관회의 등에서 대통령과 계속 토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깐깐해진 살림살이도 특징적인 대목이다. 통상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았던 총무비서관을 공무원 출신인 이정도 비서관에게 맡기면서 생긴 현상이다. 대통령 시계 관리가 워낙 엄격하게 이뤄져 “이정도 비서관이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는 말도 청와대 내부에서 회자됐다. 문 대통령은 가족 식사 재료비는 물론 칫솔과 치약 값조차 사비로 지불하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정부 1년] 대통령-참모 자연스런 티타임… 180도 달라진 靑
입력 2018-05-09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