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헌 금감원장 독립성 유지하는지 지켜볼 것

입력 2018-05-09 05:05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금융산업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을 강조한 대목으로 금융개혁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금감원은 1999년 출범 후 반관반민 특성 탓에 많은 문제점을 노정한 게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외풍에 휘둘려 왔다는 점이다. 윤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감원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한 것은 바람직하다. 금융감독이 소홀하면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윤 원장은 현 정부 출범 뒤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 은산 분리 완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 등을 담은 금융혁신 권고안을 내놨다. 노동이사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처럼 노사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의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증권 배당사고 후속 제재, 금융권 채용비리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최흥식·김기식 등 두 명의 전임 원장 불명예 퇴진으로 추락한 금감원의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윤 원장이 상아탑이 아닌 현실에 발을 딛고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