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재미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의 경남 FC는 요즘 팬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 전 “올해 목표는 1부 리그에 잔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살이었다. 경남은 이번 시즌 개막 후 4연승을 거두며 1위에 올랐다. 경남 돌풍의 중심엔 특급 외국인 선수인 말컹(24·사진)이 있다. 말컹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를 지켰다.
경남은 1일 춘천송암레포츠타운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4라운드 경기에서 말컹의 멀티골에 힘입어 3대 1로 이겼다. 4연승을 내달린 경남은 승점 12점을 쌓아 전날 포항 스틸러스(승점 10)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달 4일 열린 상주 상무와의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말컹은 경고누적으로 2라운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3, 4라운드에서 잇따라 득점에 성공했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말컹은 시즌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렸다.
경남의 김 감독이 징계로 관중석에서 지휘하는 가운데 경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말컹이었다. 말컹은 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네게바가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 정면에서 헤딩슛을 날려 강원 골문을 열었다. 강원은 후반 15분 제리치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제리치는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5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다.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23분 말컹에 의해 깨졌다. 말컹은 이재명이 골지역 왼쪽 사각에서 내준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려 결승골을 꽂았다. 강원 선수들은 이재명이 말컹에게 패스한 순간 볼이 골라인을 벗어났다고 항의했으나 VAR 판독 결과 볼이 라인에 걸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은 후반 34분 김효기의 쐐기골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말컹을 ‘득점기계’로 만든 사람은 김 감독이다. 196㎝의 말컹이 지난 시즌 경남에 합류했을 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높이밖에 없었다. 현역 시절 ‘천재 공격수’라고 불린 김 감독은 말컹에게 슈팅과 드리블 돌파, 위치 선정 등 스트라이커로서 갖춰야 할 세부적인 부분들을 지도했다. 그 결과 멀컹은 특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말컹은 지난 시즌 22골을 넣어 K리그2(2부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중동과 중국 클럽들로부터 거액의 연봉 제안을 받았지만 “지난해 경남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올해도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경남에 남았다.
말컹의 이번 시즌 목표는 K리그1 득점왕에 등극하는 것이다. 아드리아노(전북 현대)와 조나탄(톈진 테다)은 이미 K리그2 득점왕이 1부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시즌 초반부터 거센 ‘말컹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1대 1로 비겼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말컹 멀티골… 경남 ‘4연승’ 선두
입력 2018-04-01 2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