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20대 금수저’ 대거 당첨 논란

입력 2018-03-21 21:25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오픈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로또아파트’로 불리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당첨자 중 20대가 다수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최소 7억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하는데 20대가 이 같은 거액을 마련할 방법은 부모의 증여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마련한 특별공급조차 ‘금수저들의 잔치’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현대건설이 발표한 특별공급 당첨자 명단에 따르면 기관추천으로 지원해 당첨된 인원 중에는 1999년생(19세)을 비롯해 만 나이로 30세 이하 인원이 14명이나 포함됐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해당 기관장의 추천을 받은 국가유공자, 장기복무제대군인, 장애인, 우수선수 대상자, 중소기업 근로자, 다문화가족,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다.

19세 당첨자의 경우 전용면적 84㎡ 타워형을 신청했는데 분양가가 가장 낮은 2층이 12억4920만원이다. 계약금과 중도금 등 8억원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도 20대 당첨자가 7명이나 나왔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 기간이 5년 이내로 자녀가 있고 무주택자인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 또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소득보다 낮아야 한다는 소득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당 조건에 부합하면서 거액의 분양자금을 소유하는 것은 부모나 가족의 도움 외에는 자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특별공급 제도가 소득은 적지만 증여나 상속이 가능한 일부 계층에게 유리한 특혜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