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여성·반도체 전문가 사외이사에 포함

입력 2018-02-23 22:22 수정 2018-02-23 23:22
삼성전자가 사외이사에 외국인과 여성, 반도체 전문가를 내정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를 중심으로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구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김 회장은 중학생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간 뒤 유리시스템즈라는 벤처회사를 설립, 매각해 큰돈을 번 인물이다. 박근혜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지명됐으나 이중국적 논란이 불거져 스스로 물러났다. 김 교수는 노무현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고 2010∼2014년 이화여대 총장을 맡았다. 박 교수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 선임을 결정한다.

세 사람의 내정은 삼성전자가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부회장은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작동하는 지배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선임을 허용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최첨단 반도체 라인인 ‘EUV(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곳에 세밀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EUV 장비를 도입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더 좋은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화성 EUV라인에 2020년까지 60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초기 투자하고 라인 가동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기공식에서는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거꾸로 펼쳐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사진).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 실수여서 사고 경위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담당 직원이 해고됐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