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담’ 배급사 “무거운 책임”
피해 동료 女감독 ‘미투’ 동참
조연출 감정원씨 추가 폭로
감독조합, 李 감독 제명 의결
KAFA, 진상조사단 꾸려 조사
영화 ‘연애담’을 연출한 이현주(37·사진) 감독의 동성 성폭행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연애담’의 배급사 인디플러그는 7일 공식 SNS를 통해 “이 감독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피해자의 고백을 마주하고 당혹과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전 직원이 무거운 책임과 반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5년 만취해 의식이 없는 동료 여성감독 A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피해자 A씨가 최근 SNS에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캠페인에 동참한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두 사람과 각각 작업한 경험이 있는 스태프의 추가 폭로도 나왔다. ‘연애담’ 조연출 감정원씨는 SNS에 “이 감독은 촬영 당시 연출부에 폭력적인 언어와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며 “이후 A씨와 작업하면서 재판 과정을 지켜봤는데 이 감독은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권리인 양 내세우면서 A씨를 매도했다”고 썼다.
이 감독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면서 “(문제가 된 사건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나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 만한 여러 사정이 있었다”며 “억울하고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곧장 반박했다. SNS에 이 감독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일갈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감독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여성영화인모임도 이 감독의 지난해 감독상 수상을 전격 취소했다. 이 감독과 A씨가 함께 수학한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측은 해당 사건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KAFA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폭로 또 폭로… 이현주 감독 동성 성폭행에 영화계 충격
입력 2018-02-08 00:00